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종목속으로] 현대건설, 본드콜에도…하반기 정체 국면 벗어난다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복합개발 발주처의 갑작스러운 본드콜
이미 연간 수주 목표치의 81.3% 달성…하반기부터 성과가 실적으로 연결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현대건설이 갑작스러운 손실 때문에 올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회성 악재이며 하반기부터 실현될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오전 11시2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59%(1400원) 상승한 5만54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이틀 간 5.76% 하락했지만 다시 회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4조383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 줄어든 1410억원을 나타냈다. 각각의 컨센서스 4조5505억원, 2218억원 대비 3.7%, 36.4% 하회하는 수치다.


갑작스러운 809억원 규모의 본드콜…환입 가능성 높아
썝蹂몃낫湲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복합개발 (출처=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유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3년 전 완공했던 싱가포르 마리나사우스 복합개발 발주처가 809억원 규모의 본드콜(계약 이행 보증금 회수)을 행사했다. 본드콜이란 금융기관이 대형 건설 공사에 대한 보증을 섰다가 건설사의 계약 위반 때문에 보증액을 발주처에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시공사인 현대건설에서 기존에 맺었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이에 809억원이 현대건설의 해외 매출에서 한 번에 차감됐다.


하지만 마리나사우스 발주처의 본드콜 행사는 일회성에 불과하며 곧 회수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마리나사우스 개발 당시 발주처가 설계를 자주 변경하면서 공사비가 예상보다 많이 투입되자 현대건설은 발주처의 귀책사유로 계약액 증액 요청(클레임)을 제기했다. 그러자 마리나사우스 발주처는 본드콜을 꺼내들었다. 완공 후 하자보수 기간 3년이 마무리되면 사업 종료를 알리는 최종 준공서가 발급되는데 이를 앞두고 현대건설의 클레임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클레임을 철회한다면 발주처도 본드콜을 취소할 것”이라며 “809억원은 차후 분기 중에 환입되고 그 만큼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하반기…주택 공급이 성장 이끈다


증권가에선 현대건설의 하반기에 주목했다. 주택과 해외 부문의 분양·수주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만 11조4000억원을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 14조원의 81.3%를 이미 달성했다.


특히 국내 주택 공급 부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수주액 9조8000억원 중 주택에서만 8조1000억원이 발생했다. 상반기 누적 주택 공급은 1만4400세대로 연간 목표 3만1938세대의 45.2%에 달한다. 올해 주택 공급 목표를 달성할 경우 연간 공급량은 전년 대비 61.1% 증가한다. 2년 평균 58.4% 늘어나는 수준이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정비 위주에서 일반도급의 비중 확대로 주택 사업 전략 수정했고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되는 사업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으로 시공 마진과 시행 이익을 동시에 노렸다”며 “이러한 전략이 가양동 부지, 호텔 부지 등 적극적인 토지 확보를 통한 개발사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PF란 은행을 비롯한 자금 제공자들이프로젝트의 현금흐름을 고려해 대출을 결정하고 투자한 원금과 수익을 돌려받는 자금 구조를 의미한다. 건설사 입장에선 자금 걱정을 덜고 토지 확보가 가능한 셈이다.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들도 본격화된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2조원 규모의 이라크 바스라 지역 정유 사업, 1조7000억원 규모 파나마 메트로 사업 등 수주를 따냈으며 지난 1분기 정상적으로 착공됐다. 라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해외 프로젝트 공정이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와 저유가 때문에 부진했던 중동 지역의 발주 환경도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2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의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를 변경하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 7만5000원, KTB투자증권은 7만3000원, 한화투자증권은 7만2000원, NH투자증권은 7만원, BNK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6만7000원, 교보증권은 6만원을 유지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