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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 의견거절' SK텔레시스, CP 만기 줄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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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 1350억 만기
신뢰도 추락에 차환 비상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SK텔레시스가 올해 상반기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이 나오면서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재무 악화로 단기 기업어음(CP)에 의존해 왔는데, 앞으로는 단기자금 조달조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가운데 향후 1년 이내에 135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유동성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시스는 135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향후 내년 6월까지 몰려 있다. 연내 만기 도래하는 CP 물량만 700억원을 넘어선다. 현재 CP와 전자단기사채에 매겨지는 단기 신용등급이 A3-로, 신용도가 추가로 하락하면 CP 발행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CP 만기에 대응해야 하지만, 재무상황 악화와 회계감사 이슈로 차환 불확실성이 커졌다.


SK텔레시스는 과거 단말기 사업의 대규모 손실 등으로 장기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이후에도 반도체 업황 등락, 코로나19로 인한 5G 투자 지연 등으로 2018년 이후 매출이 줄고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재무 안정성이 저하됐다. 지난해에는 82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흑자 규모가 9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SK텔레시스는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별도 기준 총부채는 2439억원으로, 자산(1777억원)보다 662억원 많다. 이중 신영증권, 한양증권, 하이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을 통해 빌린 단기 차입금을 포함한 유동부채가 243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기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지만, CP를 계속 차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텔레시스의 신용도 저하와 더불어 회계감사 의견 거절로 자본시장에서의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CP 시장 관계자는 "신용도 및 재무 상황이 불확실한 기업의 CP를 받아줄 투자 기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회사인 SKC의 직·간접적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시스는 최근까지 SKC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보증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에 SKC의 지원을 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SKC 경영진이 SK텔레시스 유상증자 등에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부실 자회사를 추가로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C는 자회사인 SK텔레시스가 단기 차입금 상환에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SKC 관계자는 "SK텔레시스가 상반기 말 현재 8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통신 사업 매각으로 789억원의 매각 대금이 하반기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차입금 상환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시스의 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지난 17일 회사가 공시한 반기검토보고서에 대한 검토 의견으로 ‘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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