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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뿌린 투자씨앗, 반도체 밸류체인 성장회로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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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케미칼, 과산화수소·프리커서 수요 증가로 수혜
2차전지 소재부문도 새로운 성장동력

삼성이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로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부문에 200조원, 바이오·5G·로봇 분야에 40조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확고히 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투자 확대로 세계 1위 도약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파운드리 중심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는 기존 계획 대비 3~4년 앞당겨 조기에 집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투자 결정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한솔케미칼과 유니셈 사업구조와 성장전략 등을 점검해보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반도체)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한솔케미칼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중심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집행한다. 2023년까지 3년 동안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규모는 연평균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투자규모 6조7000억원 대비 2배가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이익 비중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구조를 적용한 3나노(nm)를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것"이라며 "TSMC와 인텔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점유율 확대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H2O2)와 프리커서(Precursor), 퀀텀닷(QD) 소재 등을 생산한다. 친환경 산화제인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지, 섬유 및 수처리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고객사의 반도체 설비 증설에 따라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수요량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프리커서는 반도체 공정에서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는 데에 들어간다. 반도체 초미세화와 3차원 구조 증가에 따라 프리커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태양광 산업에서 요구하는 신규 프리커서를 개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과산화수소와 프리커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TSMC에 공급하는 한솔케미칼의 비메모리 소재 매출이 올해 756억원, 내년 10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각각 30.7%, 34.5% 증가한 규모다. 2019년 488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전 추정치이기 때문에 비메모리 소재 매출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솔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873억원, 영업이익 5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 39% 늘었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와 전구체가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소재 사업부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한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부문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지난해 2차전지 음극재용 바인더를 출시했다. 전기차용 2차전지에서 실리콘 음극재는 에너지밀도 개선과 고속충전을 위해 필요한 소재다. 한솔케미칼은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이차전지 바인더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기준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은 30% 수준이나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점유율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솔케미칼 전체 매출에서 이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은 올해 3%에서 내년 6%로 높아질 수 있다.


한솔케미칼은 지난달 10일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양산설비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1차 투자로 연간 1500t을 생산할 설비를 구축한다. 850억원을 투자해 내년 말까지 우선 750t 생산설비를 가동한다. 장기적으로는 1만t까지 확장할 수 있다. 차세대 2차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음극재의 전 세계 시장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삼성SDI는 본격적으로 실리콘 음극재를 탑재한 자동차용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며 "한솔케미칼은 음극재 바인더에 이어 실리콘 음극재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2차전지 소재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솔케미칼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영업현금창출 확대, 투자 조정 등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줄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자소재 관련 연구·생산동 및 설비 투자, 하나머티리얼즈 특수가스 사업양수 등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창출 확대, 인천부평 토지매각, 한솔씨앤피 지분 매각 등으로 순차입금이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운전 자본부담 확대에도 견조한 영업현금창출, 인천부평 잔여 토지 매각 등으로 순차입금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810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746억원으로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솔케미칼에 대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 증설 계획에 따라 판가가 높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의 매출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소재부문도 공정 미세화에 따른 박막재료 수요 증가에 기반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현금성자산 규모와 보유자산의 추가 담보여력, 금융권 미사용여신한도, 우수한 대외신인도에 기반한 추가 자금조달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대응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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