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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채권 60兆 돌파‥회사채 4분의 1이 'ESG 간판'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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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올해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규모가 6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ESG채권 발행 8월까지 64.8조원‥연말엔 100조 육박할 듯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국내서 발행된 ESG 채권 규모는 64조 83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발행된 국내 채권 총액인 539조5522억원의 12%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발행 ESG채권이 연말께 100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연간 26조원, 2020년 53조원 규모의 ESG채권이 발행됐다는 점에서 ESG채권 발행은 매년 두 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국공채 시장에선 ESG채권이 전무하지만, 공공단체나 공적 기관에서 발행하는 특수채의 경우 올들어 발행된 총 금액 52조 6598억원 중 65.4%인 34조4296억원이 ESG채권으로 발행됐다.


특수채에서 ESG채권 비중이 높은 이유는 주로 주택금융공사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사회적 채권 형태로 발행하는 MBS(주택저당증권)가 특수채 발행 규모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채에선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을 제외하고 은행채, 기타 금융기관 채권에서 ESG채권 발행 규모가 컸다.


올들어 8월까지 은행채는 95조9350억원이 발행됐는데 그 중에서 9.1%인 8조6950억원이 ESG채권으로 발행됐다.


은행보다 기타 금융기관(종합금융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발행한 ESG채권이 더 많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기타 금융기관 채권 발행금액(48조 7785억원)의 12.3%인 5조 9900억원이 ESG채권으로 발행됐다.


회사채의 경우 올들어 총 61조 3378억원이 발행됐으며, 이 중 25.6%인 15조 7226억원이 ESG채권으로 조사됐다. 전체 발행 회사채의 약 4분의 1이 ESG채권으로 발행된 셈이다.


◇연기금·공제회 ESG채권 투자 확대‥'그린 워싱' 리스크도↑

ESG채권 발행의 급격한 증가세는 최근 투자 기관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정책적으로 ESG 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자산운용사들도 잇달아 ESG 펀드를 설정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더 많은 돈을 낮은 금리로 빌리면서 '친환경 기업'이라는 인식도 제고할 수 있다.


하지만 ESG 채권 발행이 늘어날 수록 '그린 워싱(Green Washing)' 즉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그린 워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기가 짧은 특징을 지닌 여신전문금융채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도 관측됐다. 단기간 내 사후보고가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 회사채, 공사채, 은행채와의 차별화를 가져온 것이다.


ESG 등급에 대한 변별력 부재와 ESG채권 발행 기관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에서는 ESG 채권 발행 시 인증 절차를 걸쳐 일반 회사채나 기업어음과는 별도로 ESG채권 등급을 공시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ESG 채권 발행에 나선 약 60곳의 기관과 기업 모두 1등급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ESG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AAA 부터 BBB+등급까지 8구간에 걸쳐 분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ESG 채권 평가에서는 전혀 변별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기금 한 관계자는 "회사나 금융기관이 본업을 잘하는 것보다 ESG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두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장에 홍보를 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진행이 된다면 시장의 눈과 귀를 가리는 '그린 워싱' 뿐아니라 업 자체의 본말이 전도되는 괴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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