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와 함께 대장동 개발 시행사 ‘성남의뜰’ 주요 주주로 참여한 ‘천화동인1~7호’에서 빠져나간 대여금이 1호를 제외하고도 380억원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이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1호에서 나간 대여금 473억원의 행방을 조사하기 위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소환한 만큼 자금흐름 조사가 천화동인2~7호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천화동인 관련 신용분석보고서 등에 따르면 천화동인1~7호 중 대여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법인은 1, 3, 4, 5, 6호다. 이 중 1호를 제외하고 3, 4, 5, 6호에서 나간 대여금만 3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화동인3호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대여금 65억원, 장기대여금 9억원이 있다. 2019~2020년 2년간 성남의뜰에서 배당금으로 받은 83억원 중 90%가량이 대여금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특히 천화동인3호의 단기대여금은 전부 주주 또는 임원, 종업원 등에게 대여한 돈이다. 천화동인3호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의 누나가 대표인 법인이다. 김씨의 누나는 2019년 7월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자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4호에서는 지난해 단기대여금으로만 197억원이 빠져나갔다. 게다가 이 중 97억원은 ‘못 받을 돈’으로 생각하고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뒀다. 이 돈을 누구에게 대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선급금 101억원, 주식 및 채권 투자로 72억원 등이 추가로 나갔다.
천화동인4호는 이번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키맨 남욱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인으로 사명을 ‘엔에스제이홀딩스’로 바꿨다. 올해까지 총 1007억원의 배당금을 성남의뜰로부터 수령했는데 지난해에만 판관비로 230억원을 지출했고 대여금, 선급금 등으로 총 370억원이 빠져나갔다.
천화동인5호는 정영학 회계사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법인이다.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와 함께 2009년 말 대장동 민영개발을 목표로 주변 토지를 사들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천화동인5호는 올해까지 총 64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는데 이 중 50억원을 화천대유에 대여했다.
천화동인6호는 화천대유 초기 투자유치를 한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강남 소속 조현성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법인이다. 2019년 음향회사 디앤오를 흡수 합병하며 이름을 바꿨고 지난달 28일에는 ‘조앤컴퍼니스’로 사명을 또 변경했다. 조 대표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함께 남 변호사를 변호한 적이 있다.
천화동인6호는 2019년 말까지의 재무제표가 확인되는데 이 때 기준 단기대여금을 59억원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6억원은 주주 또는 임원, 종업원 등에게 대여한 돈이고 나머지 43억원은 빌려준 곳을 알 수 없는 기타단기대여금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선급금으로도 1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여금 명목으로 법인에서 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자금 흐름이 중요한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대여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