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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적자에도 배당+자사주 매입 지속… 주주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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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대표 주류업체
적자에도 배당·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노력
주정단가 인상, 기대감 UP

국내 주류 기업들이 코로나19의 포화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촤근에는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원가 부담도 커졌다. 판매량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7.9% 올리기로 했다.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등의 가격 상승을 반영한 약 3년 만의 인상이다. 뒤이어 다른 소주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막걸리 가격은 이미 소주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국순당은 지난해 말 적게는 9.9%에서 많게는 25%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으로 주류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는 무학과 국순당의 사업·재무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짚어본다.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경남권 대표 소주 제조사인 무학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적자인데도 배당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은 주정 단가 인상을 계기로 소주 가격도 인상하면 올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주 가격 인상 기대감 ‘솔솔’

무학은 부산, 경남, 울산을 대표하는 주류 제조업체다. 주력 제품으로는 희석식 소주인 ‘딱!좋은데이’와 ‘화이트소주’ 등이 있다. 지역 밀착 경영을 통해 동남권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무학은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무학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8.9% 감소한 126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8억9000만원 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주류 매출액이 감소했고, 여기에 원가율까지 상승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가량 줄어든 반면, 매출원가는 3%밖에 줄지 않았다.


또 지난해 6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도 소폭 인상됐다. 무학이 매입하는 원재료의 99.3%가 주정이다. 주정은 국내 주정 제조회사 10개가 지분 참여로 만든 판매 전담회사 ‘대한주정판매’에서 대부분 매입한다.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6월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을 모두 0.3% 인상했다.


원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소주 가격은 ‘딱!좋은데이’ 출고가 기준 974.37원으로 2020년과 동일했다. 경쟁이 치열한 소주 시장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어서다. 다만 올해는 가격 인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7.6% 인상하면서 소주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져서다. 실제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소주 제품 출고가를 7.9% 올린다고 밝혔다.


무학은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16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32억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영업손실보다 순손실 규모가 큰 이유는 무학이 투자한 주가연계증권(ELS)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무학은 ELS 상품에 291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평가손실이 283억원 발생했다.


무학 관계자는 "결산 시점에 주식시장이 침체돼 ELS 평가 금액이 낮아졌다"며 "다만 투자한 ELS가 녹인배리어(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하진 않아서 처분 손실이 반영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다시 회복되면 평가 이익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현금이 빠져나간 손실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에 유통물량↓

지난해 힘든 상황을 겪어왔지만 무학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1일 무학은 1주당 23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2.74%로 배당금 총액은 61억원 수준이다.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적자에도 배당을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회사에 이익잉여금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무학의 이익잉여금은 4864억원이다. 과거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쌓아놓은 잉여금이다. 2018년에도 주주 요구로 순손실에도 배당을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무학은 자사주 매입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사주 70만주를 추가로 취득해 현재 201만3132주(7.06%)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무학은 2015년부터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다.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면서 유통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무학의 최대주주인 최재호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지분 61.46%를 보유하고 있다. 또 장기투자자인 피델리티펀드가 9.82%를 들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까지 제외하면 유통물량은 21.66% 수준이다.


무학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배당을 결정했다"며 "자사주는 꾸준히 취득하고 있는데 향후 처분 방법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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