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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발행 그후]서진시스템,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힘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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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서진시스템의 주가가 역대급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대량으로 발행한 탓에 잠재 물량 부담감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현 주가에서 CB가 전환되기 힘들고, 최대주주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오버행(잠재적 대기물량) 이슈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8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0억원으로 1082% 급증했고 순이익도 38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사업 다각화와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진시스템은 알루미늄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 응용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은 통신 장비, 반도체 장비, 휴대폰 부문, 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등이다.


이 중 ESS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신규고객 확보로 전년 대비 410%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 부품 매출액도 신규 공장과 손자회사 쌤빛(SEMVIT)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217% 늘었다.


올 1분기도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 사업부의 매출 증가세 유지와 신규 제품인 컨테이너 매출도 하반기에 발생할 것”이라며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서진시스템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서진시스템은 약 21%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1% 빠진 것에 비하면 더 큰 폭으로 내려간 셈이다.


시장에서는 서진시스템의 미상환 CB가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서진시스템이 발행한 CB는 2000억원 규모다. 이 중 900억원은 전환청구가 가능한 상태고 1100억원은 오는 22일, 25일부터 각각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180억원 규모의 CB 를 추가 발행했다.


지난해 12월 물량을 제외하고 기존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544만3871주가 시장에 새로 풀릴 수 있다. 현재 유통주식수의 약 2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앞서 서진시스템은 2020년 3월, 2021년 3월에 CB로 자금을 조달한 후 베트남 법인에 투자했다. 베트남 법인의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운영자금 등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0% 증가했고 순이익도 310억원을 기록했다. CB 덕분에 실적이 증가했지만 물량 부담도 함께 짊어진 셈이다.


다만 당장 대규모 CB가 전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발행된 1100억원 규모의 7, 8회차 CB 전환가는 4만7000원으로 시가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 조정) 조항이 없다. 서진시스템의 주가가 전환가 이상으로 올라가야 손실이 아닌 셈이다. 현재 서진시스템의 주가는 3만4000원 수준이다.


2020년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4, 5회차 CB는 전환가가 2만9000원이지만 이 중 300억원이 최대주주인 전동규 사장 대상으로 발행됐었다. 전환되더라도 쉽게 시장에 나올 수 없는 물량인 셈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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