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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회복에도 웃지 못하는 기업들‥그룹 간판 계열사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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썝蹂몃낫湲 [분석=임희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지난해 10대 그룹에서 철강·정유 등 중공업 분야 실적 확대가 두드러진 것은 세계 경기가 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 수요 회복기로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실적 회복세를 두고 우리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철강업은 사상 최고 이익을 냈지만, 전방산업인 조선업에선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해외 기업들이 노후 시설을 폐쇄한 반사이익으로 정유기업들의 수출이 단기적으로 늘어났지만, 장기적으로는 명백한 산업 사양화를 뜻한다. 국내 산업의 '쌍두마차'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역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철강업 호황, 조선업에는 악재로 작용= 철강 업황이 살아나면서 포스코는 단일 기업 실적만으로도 매출 70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계열사 중에는 트레이딩 및 투자법인 실적 호조를 보인 포스코인터내셔널(33조9489억원)이 전년비 58.1%의 매출 확대를 이뤄내면서 포스코그룹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같은 중공업 분야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작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이 그룹은 전체 상장 계열사에서 연결 기준 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80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도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철강재 가격 상승과 통상임금 패소 판결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이 설정된 영향이다.

철강업 사상 최고 이익‥전방산업인 조선업엔 악재
해외기업 노후시설 폐쇄 반사이익‥정유기업 수출 늘어
장기적으론 사양화 불가피‥산업별 구조 대전환 예고

◇순익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국내 정유사들= GS그룹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비 930% 늘어나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에선 재작년 18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GS가 지난해 1조61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GS글로벌 역시 재작년 821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지난해 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런 실적잔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움츠러들었던 수요가 지난해 백신 보급과 경제활동 정상화에 힘입어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되면서 유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게다가 지난해 글로벌 석유업계에서 진행된 구조 조정도 우리 정유업계 입장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해외 정제 시설 폐쇄로 글로벌 석유 제품 공급 여력이 줄어든 빈틈을 국내 정유업계가 치고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런 실적 개선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정유업계는 순익 증가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의 시설 폐쇄가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일시적으로 좋아지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각국의 탄소중립정책과 맞물려 정유업이 사양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룹 ‘간판’ 계열사 교체 등 산업별 대전환 예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그룹의 간판 계열사가 바뀌는 현상도 나타났다. 롯데그룹(59조원)의 경우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18조원)의 매출액이 롯데그룹 ‘간판’인 롯데쇼핑(15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매출 역전이 일어났다. 롯데쇼핑은 2019년 17조대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2020년 16조원, 2021년 15조원대로 매출이 감소했다. SK그룹에서도 이런 변화가 포착된다. 기존 주력인 SK이노베이션(46조8000억원)과 SK하이닉스(43조원)의 매출 격차가 3조원 미만으로 줄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27조원에 불과했고, SK이노베이션의 매출액은 50조원에 육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별로 코로나19를 통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던 구조적인 변화가 코로나19를 촉매로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각 그룹들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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