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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성급한 쌍용차 인수의향…시장혼란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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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지난해 26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쌍용차가 국내 주식시장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고 있다.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잔금을 기한 내에 내지 못하면서 다시 매물로 나왔다. 쌍방울 그룹이 계열사 광림을 앞세워 인수 의사를 밝혔다. 광림 주가는 나흘 만에 10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광림뿐만 아니라 쌍방울과 나노스 등 그룹 관계사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쌍방울 그룹에 이어 KG 그룹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G케미칼을 비롯해 KG스틸, KG모빌리언스, KG이니시스 등의 주가가 들썩였다. 쌍용차 인수 검토 소식만으로 KG스틸 시가총액은 5000억원가량 불었다.


쌍방울 그룹과 KG 그룹이 쌍용차를 최종 인수할 수 있을지는 현 단계에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자금조달 가능 여부를 떠나서 서울회생법원의 판단이 중요하다. 단순하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거나 인수 의지가 있다는 발표만으로 10여개 상장사 주가가 급등했다.


쌍용차는 이미 중국 상하이자동차, 인도 마힌드라 등 해외 기업이 인수했다가 두 손 들고 나간 전례가 있다. 2019년 2819억원, 2020년 4494억원, 2021년 261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5000억원가량의 빚도 있다. 인수해서 그룹 사활을 걸고 모든 역량을 투입해도 회생을 장담하기 어렵다.


쌍용차를 인수해도 문제지만 인수전에서 밀려나도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자금조달 창구로 기대를 모았던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는 지난달 30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인수 절차와 관련해 잡음이 나오면서 주가는 지난 1월12일 고점 대비 70%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10월28일부터 11월12일까지 10거래일 동안 10배 가까이 올랐던 에디슨EV에 대해 감독 당국은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에디슨EV 소액주주는 10만명이 넘고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은 3300억원에 달했다.


쌍방울 그룹과 KG 그룹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쌍용차 인수 검토’ 소식을 빠르게 공개했다. 과거 한미약품이 계약 해지 소식을 뒤늦게 알린 탓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사가 중요 경영 상황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알리는 것이 미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빨랐던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무진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기대 효과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일단 공개부터 하고 나니 혼란이 커졌다.


선착순으로 쌍용차 인수자를 뽑는 것도 아닌데 발표부터 하고 수습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묻지마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요동치는 데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고 있다. 1조원 이상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경영상 결정인데 인수 후 청사진도 없이 최고 결정권자의 의지부터 표명하는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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