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외국인의 귀환]②아직은 ‘Buy 코리아’ vs 언제든 ‘Bye 코리아’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환율 감안 추가 매수…경기 침체, 실적 부진
코스피 하방 경직성은 확보, 급락 위험 적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증권가에서는 1월 코스피 상승 랠리를 이끈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지 의견이 분분하다.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단기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맞선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될 것이란 배경으로 달러화 약세, 위안화 추가 강세 기대감을 꼽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가능성이 최소한 상반기 중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위안화 추가 강세와 더불어 글로벌 자금의 '바이 이머징=바이 차이나' 현상에 힘을 더할 재료"라면서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 강화를 고려할 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경제와 글로벌 정책이 2009~2010년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당시와 같은 공격적 국내 주식 순매수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현재 낮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율과 중국 경제 기대감을 고려하면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유입은 중국 주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자금의 바이 차이나 현상엔 중국 증시의 장기 부진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따른 달러 약세가 국내 증시의 매력을 키우며 외국인을 이끌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 회복 기대가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원화 강세로 연결된다"면서 "중국 부동산 규제 이전으로 위안·달러 환율이 돌아간다면 6.5위안이고, 이를 회귀식으로 원·달러 환율에 적용하면 1150원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월 39.3%에서 지난해 9월 30.4%로 줄었다. 2020년 2월 원·달러 환율은 1160원, 지난해 9월은 1430원이었다. 27일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31.89%인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 고점인 2020년 2월24일(39.2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이미 10% 넘게 상승한 데다, 기업 이익 하락에 따른 변동성이 불가피해서다. 30일 기준 코스피(2450.47)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종가(2225.67) 대비 224.8(9.17%) 상승했다. 27일 기준으로는 11.6% 올라, 한 달 새 14.3% 상승한 2020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쉼 없이 오른 만큼 피로감이 나타날 상황이다. 당장 30일 코스피는 1.35% 떨어졌다. 특히 이럴 때 기업 이익 감소란 악재를 만나면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외국인의 수급만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업 이익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206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4.6% 줄어든 수치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한 달 사이 4.9% 낮아졌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들어서면서 이익 추정치 하향 속도가 빨라졌지만, 코스피는 반등을 이어갔다"면서 "올해 이익 전망에 대한 눈높이는 조금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방향성을 잘 설명하는 것은 영업이익 전망치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통화 긴축이 완전히 끝나 완화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해당하는 2500 이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 직후 증시 하락 위험은 단기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여와서다. 특히 지금은 증시가 약 2년간의 하락 흐름을 보인 이후의 매수세이기 때문에 재급락 위험은 낮다고 본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외국인의 월 기준 시가총액 대비 0.2%(순매수 5조원대) 이상 코스피 순매수 때 다음달 코스피는 평균 1.7% 상승했다"며 "전체 17번 사례 중 최저 하락률은 2.3%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월 기준 코스피 3조원 이상 순매수한 경우로 보더라도 다음달 코스피는 평균 1.8% 상승했고 최저 하락률은 1.8%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변준호 연구원은 또 "이런 사례를 감안할 때 2월 코스피가 조정을 받더라도 조정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3~4월 역시 미국 긴축 종료와 우리나라 수출 바닥 통과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어서 증시 하강 위험이 크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