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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에 국내 벤처투자 위축?…“당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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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투심 위축 불가피하나 직접 타격 가능성 작아
미국의 한국계 VC 알토스벤처스 ‘한숨’
시차 두고 후폭풍 몰아칠 수 있다는 경고도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의 벤처 대출 전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도 혹시 모를 파장이 일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VB 파산으로 피해를 보는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국내 VC 대부분 국내 출자자(LP)를 통해 펀드를 결성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라며 “큰 틀에서 주목적 투자처가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SVB 여파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SVB에 예금을 예치하거나 투자를 받기 위해선 미국에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미국에 법인을 두고 운영하는 VC와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국내 기업이 SVB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일례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00억원을 투자해 ‘제2의 쿠팡’이라 불렸던 인공지능(AI) 교육 솔루션 스타트업 ‘뤼이드’가 꼽힌다. 뤼이드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기 위해 신규 법인 설립 작업을 추진하다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물론 관련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한 VC 투자심사역은 “투자 기업 중 일부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SVB와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반드시 SVB만을 이용하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한 만큼 SVB 사태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법인을 둔 VC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한국계 VC인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VC 펀드의 포트폴리오 중 60~80%가량을 SVB와 거래 중이다. 김한준(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SNS를 통해 “이번 사태로 자금이 묶인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돌려받으려면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발 금리 이상 이후 돈이 돌지 않아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SVB 사태가 터져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29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2%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SVB 파산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적어도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당장은 직접적인 악영향이 없더라도 시차를 두고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나 몰라라 하면 곤란하다는 경고음도 울리고 있다.


한편 SVB 사태는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시장의 경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시장에선 다른 시각도 제기된다. 그동안 SVB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에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SVB는 그동안 임원진을 채용할 때 금융 전문성보다 인종, 성소수자, 여성 등을 고려했다. 대출을 해줄 때도 대상 기업의 미래 가치나 상환 능력보단 DEI를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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