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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없는 임원방‥메리츠증권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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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훈 IB사업총괄 부사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서울 여의도 IFC빌딩 메리츠증권 본사 22층. IB사업총괄인 이세훈 부사장의 방에 들어섰더니 창문없는 골방이다. "임원 방에 왜 창문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부사장은 "부회장님의 철학"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건물에 들어올 때부터 임원들은 방을 주니까 창문은 직원들에게 양보하라고 하셨다"며 "사실 임원들이 방에 있으면 안된다. 나가서 뛰어야 한다"며 웃었다.


메리츠증권은 업계가 인정하는 성장 기업이다. 5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8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9489억원과 1조472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4.6%, 36.5% 늘었다. 수익 중 50% 이상이 IB부문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자기자본 5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요건도 갖췄다.


이세훈 IB총괄 부사장은 "제가 10년전 처음 메리츠에 왔을때 자기자본이 5000억원이었는데 지금 10배가 늘었다"고 했다. 성장의 비결로는 메리츠증권만의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꼽았다 그는 "최고경영자인 부회장이 실무적인 부분까지도 관심을 갖고 직원들과 자유롭게 소통을 한다"며 "빠른 의사결정이 가장 큰 장점이고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언급했다. 메신저를 이용해서 수시로 소통하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난다. 함께 해당 사업 구조를 연구하고, 개선하고 리스크를 판단한다. 이 부사장은 "우리가 관리를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이 들면 빠르게 진행을 하는 것이고, 이 부분까지는 안될 것 같다 싶으면 빠르게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간 10배 성장은 증권업계에서도 특이한 히스토리를 만든 것인데 개개인의 성과보다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IB사업 본부에서는 총 56건(약 3조2123억원)의 금융주선 및 자문업무를 진행했다. 이세훈 부사장은 "작은 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근성"이라며 "기존 대형사들은 금융지주 체계 안에 있다 보니 자력으로 만들어진 메리츠의 근성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누구나 탐내는 화이트존(white zone)이 있고, 아무도 가지 않는 블랙존(black zone)이 있다"며 "화이트존은 경쟁이 치열하기에 수익이 적고 블랙존은 숟가락도 얹으면 안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리츠는 그 둘의 중간지점인 그레이존(gray zone)으로 들어가 사업구조를 바꿔 화이트존으로 가져온다"고 귀띔했다.


일례로 5년 전 우리나라 전 금융기관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의를 해서 모두 부결한 사업장이 있었다. 이 부사장은 "제가 보기엔 가능성이 있고 구조를 조금만 바꾸면 리스크가 낮아져 사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며 "내부적으로 논의를 많이 해서 참여 하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금리와 수수료를 받고 이 사업을 할 수 있었냐고 부러워하는 사업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딜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산 현대 테라타워 CMC도 그런 사례다. LG이노텍 부지 중 일부가 매물로 나왔는데 이 땅을 매수한 사업자는 대형 물류센터를 짓고 싶어했다. 이 부사장은 "물류센터는 일반 리테일이나 개인 분양자들에게 분양을 해서 현금 흐름을 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서 사업적으로 리스크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자를 설득해 물류센터를 일부 짓고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등 복합개발하자고 했다"며 "지식산업센터와 오피스텔, 상가 분양을 통해 초기 현금흐름을 마련하고 준공이 임박해선 외국계 유명회사에 물류센터를 매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초 준공되면 수익으로 잡힐텐데 내부수익률(IRR) 3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도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풀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서 파트너들이 움츠러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오히려 더 고객과 고객을 연결시키고, 컨설팅하고 또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그런 능동적인 메리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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