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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파워 매각 장기화 조짐…구조개선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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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중공업파워(현중파워) 조기 매각에 실패하면서 그룹 구조개선 전략에 다소 차질을 빚게 됐다. 원매자이던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베이사이드PE)가 인수자금 모집에 실패했지만, 매각 중간 과정에서 그룹이 매각 대상 지분을 95% 이상으로 늘리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을 떨어트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원매자를 구해 재매각을 시도하고 있어, 딜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베이사이드PE와 인수 계약 철회…매각 지분 95%로 늘리면서 차질=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중파워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투자자를 다시 찾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베이사이드PE와 체결한 지분 인수 계약은 PE 측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정한 매각 시한을 넘기면서 사실상 조기 매각에 실패한 셈이다.


베이사이드PE는 지난해 홀딩컴퍼니 ‘HPS홀딩스’를 설립해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현중파워 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당초 베이사이드가 인수할 지분은 전체 지분의 약 75% 수준으로, 인수가도 16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분 매각 이후에도 한국조선해양이 25%의 지분을 보유해, 지분 양수도 계약 이후에도 그룹 계열 수주에 대한 안정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현중파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이 후순위 지분을 25% 보유해, 추가 후순위 투자자 모집에도 큰 부담이 없는 구조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인수 구조대로라면 현중파워의 지분 가치가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져도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초기에 순조롭게 진행되던 투자자 모집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매각 지분의 양을 20%포인트 이상 늘리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매각 지분을 95.5%로 끌어올린 것. 바뀐 구조로 거래가 완료되면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는 현중파워 지분은 4.5%만 남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투자자 모집액이 늘면서 중순위 투자자의 상환 안정성이 줄어들었다.


투자자 반응이 갑자기 싸늘해지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당근책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늘어난 매각 지분만큼의 매각 대금 약 330억원을 나중에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가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여해 주기로 하면서 투자자 모집 부담을 줄여준 것이다.


베이사이드PE는 인수 지분이 증가하면서 HPS홀딩스의 투자 구조도 대폭 변경해야 했다. RPS 모집액을 200억원 내외로 줄이면서 후순위 모집액을 600억원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 모집액의 절반가량은 한국조선해양이 나중에 받기로 한 대여액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측에서 매각 지분을 늘린 것이 지분 인수자금 조달 구조의 안정성을 훼손하면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거래 상대방과 매각 MOU=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새로운 원매자를 구해 지분 인수 거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 차례 지분 매각에 실패하면서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서는 기존 매각구조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기관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이 일정 수준 이상의 후순위 지분 투자를 하거나 지분 매각 가격을 떨어트리는 등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매각 구조를 수정하면 매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원매자와 지분 양수도 조건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중파워가 미래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도 투자자 모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안전판 역할을 했던 그룹 캡티브 매출의 지속성 여부, 산업용 보일러 사업의 성과 개선 가능성 등이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데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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