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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돋보기]SK쉴더스, 고평가 논란에 비교기업 바꿨지만 공모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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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피 상장을 앞둔 대어급 공모주 SK쉴더스가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비교기업을 변경했지만 희망 공모가가 기존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계산법과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또 구주 매출과 SK그룹 내부거래 등에 대한 부분도 구체적으로 증권신고서에 넣었는데, 시장이 어떻게 평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비교기업 변경 후 계산법도 바꿔

지난 21일 SK쉴더스는 희망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군을 미국 보안회사에서 대만 보안회사로 변경했다. 기존 에스원, 안랩, 알람닷컴, 퀄리스, ADT Inc 등 5곳에서 국내 기업 에스원, 안랩만 남기고 코스닥 상장사 싸이버원과 대만 보안기업 대만 쎄콤(Taiwan SECOM)을 새로 추가했다.


비교기업 변경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쉴더스는 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방식으로 공모가를 구했다. 비교기업들의 기업가치를 상각전영업이익으로 나눈 배수의 평균치를 SK쉴더스 상각전영업이익에 곱해 기업가치를 산출한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EV/EBITDA는 알람닷컴 28.31배, 퀄리스 35.89배, ADT Inc 8.33배다. 이들과 국내 기업을 모두 포함해 사업영역별로 가중평균해서 SK쉴더스는 16.13배의 EV/EBITDA를 적용했다.


이를 대입해 SK쉴더스는 자사의 기업가치를 6조1550원으로 평가했고 순차입금을 제외한 평균 시가총액을 4조7016억원 수준으로 산출했다. SK쉴더스와 사업영역이 비슷한 경쟁사 에스원의 평균 시가총액 2조5000억원보다 80% 이상 높게 평가한 셈이다.


이에 SK쉴더스는 미국 기업들을 빼고 대만 쎄콤과 싸이버원을 비교기업군으로 포함시켰다. 대만 쎄콤과 싸이버원의 EV/EBITDA는 11.7배, 17.66배다. 그럼에도 SK쉴더스의 희망 공모가(3만1000~3만8800원)와 공모금액 등은 바뀌지 않았다.


이유는 SK쉴더스의 EV/EBITDA를 구할 때 사업 영역별 가중평균을 제외하고 할인율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SK쉴더스의 사업영역은 물리보안(59.17%), 사이버보안(21.62%), 융합보안 및 안전과 돌봄(Safety & Care, 19.2%)로 나뉜다. 앞서 미국 기업들과 비교할 때는 ADT Inc, 에스원을 물리보안 업체로, 퀄리스, 안랩을 사이버보안 업체로, 알람닷컴을 융합보안과 Safety & Care 업체로 구분했다. 각 부문별로 EV/EBITDA 평균을 구한 후 SK쉴더스의 매출 비중 별로 가중평균해 16.13배를 구했다.


하지만 비교기업군을 바꾼 후에는 4개 기업의 EV/EBITDA를 산술평균했고 14.86배를 산출했다. 이에 따라 평가 시가총액은 4조2170억원, 주당 평가가액 4만6679원으로 정해졌고 할인율 16.88~33.59%를 적용해 공모 희망가액 3만1000~3만8800원을 산출한 것이다.


현재 SK쉴더스의 경쟁사인 에스원은 물리보안과 융합보안 사업을 모두 영위한다. 만약 동종기업으로 분류된 대만 쎄콤과 에스원을 물리보안·융합보안 업체로, 안랩과 싸이버원을 사이버보안 업체로 분류한 후 EV/EBITDA를 가중평균했다면 11.4배가 나온다. 이 경우 평가 시가총액은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주당 평가가액은 3만2092원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SK쉴더스 관계자는 “에스원과 대만 쎄콤의 경우 융합보안의 사업 비중이나 역량 등을 봤을 때 물리보안 업체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해 보였다”며 “SK쉴더스의 경우 사이버보안의 내재화로 융합보안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주매출·내부거래… 시장의 선택은

공모가 산정 외에도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구주 매출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의 특수목적법인(SPC)인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쉴더스 주식 2798만2239주(36.87%) 중 1264만7639주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공모가 하단으로 계산하면 약 4754억원 규모다. 전체 공모 주식의 46.7%가 구주 매출이다.


대주주의 구주 매출 규모가 크면 통상 공모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회사에 대해 잘 아는 대주주가 상장 후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지분을 공모가에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구주매출이 75%에 달했던 현대엔지니어링과 80% 수준인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등은 공모 도중 투심 악화로 상장을 철회했다.


SK그룹과의 내부거래가 지난해 급증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SK쉴더스의 영업수익(매출)은 1조5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5억원(16.8%) 증가했다. 매출 증가분의 65%가량인 1458억원은 SK그룹 내부거래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에코플랜트, SK하이닉스 등으로의 매출이 급증했다. 실제 SK그룹사로의 매출액은 58.4% 증가한 반면 이를 제외한 매출액은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K쉴더스 관계자는 “지난해 SK텔레콤 등 그룹사와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사업 건이 많아 내부거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쉴더스는 오는 5월 3~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9~10일 일반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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