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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하나투어, 기대 밑도는 실적에 속타는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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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으로 조달 규모 계획 대비 축소
코로나19 여파로 플랫폼 고도화 계획 차질
여행 수요 회복 이후 시장 지위 유지 관건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하나투어가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 중인 가운데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하나투어 실적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은 하나투어는 신주 발행가를 4만9800원으로 산정했다. 이사회 결의 당시 예상했던 6만4100원보다 22.3% 낮아졌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 규모는 1346억원에서 1046억원으로 줄었다.


하나투어 주가는 지난 4월7일 연중 최고치인 8만8990원을 기록한 뒤로 2개월 만에 6만원 대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 하락률은 약 3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 17.8%와 비교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이 저조하다.


하나투어는 올 1분기에 매출액 98억원, 영업손실 297억원을 기록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하나투어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지난해 4분기 증가한 비용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에 필요한 최소 고정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 가정을 상향 조정한다"며 "올해 영업손실 추정치를 기존 1075억원에서 1144억원으로 낮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계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중소형 여행사가 고정비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해외 여행 수요를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하나투어를 비롯해 대형 여행사로 여행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구조조정에 따른 하나투어 수혜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항공권 가격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기대했던 폭발적인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나투어 실적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재무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204.2%로 지난해 말 645.5%보다 악화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57.9%에서 65.0%로 높아졌다. 순차입금도 1264억원에서 1380억원으로 늘었다.


하나투어 이사회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채무를 상환하고 운영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하모니아 1호 유한회사는 배정받은 신주 100%에 대해 청약에 참여한다.


앞서 하모니아 1호는 2020년 3월 하나투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1289억원을 출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하나투어는 2년 동안 개점 휴업상태를 지속했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려 했던 자금은 생존을 위해 쓰여졌고 하나투어의 여행 플랫폼 고도화 작업이 더뎌졌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인력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익스피디아·트립닷컴 같은 '트래블 테크' 기반 온라인 여행사(OTA)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하나투어가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행사 1위로서 가격 경쟁력과 온-오프라인 채널을 두루 활용할 것"이라며 "결합여행상품 영역에서 추가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산업 재편의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이효진 메리즈층권 연구원은 "야놀자와 같은 국내 레저사업자의 사업확장으로 코로나19 이전 보였던 패키지 시장축소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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