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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강행 WCP, FI들 '희비'…다수는 손실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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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밸류 2조3000억, 예상 시총 2조218억
노앤파트너스 등 초기 FI 외 DS자산운용 등 손실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 더블유씨피(WCP)가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면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으로 조 단위 ‘대어(大魚)’로 손꼽혔지만 침체된 시장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WCP는 20~21일 양일간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에서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4∼15일 이틀간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6만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희망범위 8만~1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720만주다. 공모 금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4320억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공모가가 6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최대 3조40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가총액 규모도 2조21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침체된 IPO 시장 상황과 과배정에 대한 우려로 인해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이 실수요량으로 참여했음에도,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759개 기관이 참여해 33.28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결과다.


노앤파트너스 구주매출 철회, 공모 물량 감소로 이어져

이 같은 수요예측 부진으로 WCP는 공모 물량을 기존 900만 주에서 720만 주로 20% 줄였다. 이로 인해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도 반 토막 났다. 애초 7200억~9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공모가와 공모 물량을 함께 줄이면서 4320억원으로 감소했다.


공모 물량이 줄어든 배경에는 주요 FI인 노앤파트너스가 자리한다.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한 지분 중 25%(148만 6820주)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공모가가 예상치를 밑돌자, 구주 매출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엑시트 계획을 뒤로 미룬 셈이다.


노앤파트너스는 WCP의 성장 동반자다. 산업은행 출신인 노광근 대표가 이끌고 있는 노앤파트너스는 2019년 12월 WCP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490억원을 베팅했다. 이후 다양한 FI들이 참여했지만 노앤파트너스의 투자금을 넘어서는 곳은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보유 중인 WCP의 CB를 보통주로 전환한 후 일부 지분을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32%에서 21%로 줄었다.


그동안 노앤파트너스는 엔피성장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 2019 피씨씨 소재부품 투자조합, 씨에스에스에프투자조합 등을 통해 WCP 지분을 보유해왔다. 이들 펀드가 갖고 있는 주식 중 25%가량이 구주 매출 대상이었지만, 노앤파트너스의 셈법이 달라지면서 당장의 엑시트 성적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500억 밸류 투자 노앤파트너스·산은·삼성벤처 등 ‘수익권’

다만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하던 보통주를 떠안은 FI들의 성적표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보통주 매각 당시 WCP의 몸값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때를 기점으로 후기 투자에 나선 FI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WCP는 그동안 크게 네 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12월 당시에는 ▲노앤파트너스(1490억원) ▲산업은행(250억원) ▲삼성벤처투자(200억원) ▲BNW인베스트먼트(100억원) ▲신한금융투자(50억원) ▲신한캐피탈(40억원) 등이 초기 투자사로 참여했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2500억원 수준이었다.


산업은행의 경우 2021년 8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WCP 측 키움캐피탈에 지분을 전량 매도하며 수익을 실현했다. 키움캐피탈이 지분을 확보할 당시 밸류에이션은 1조4000억원으로, 이전보다 급격하게 뛰었다.


이어 노앤파트너스가 보유 지분을 매도함과 동시에 ▲DS자산운용(700억원)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880억원) ▲KB증권(400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300억원) ▲글로벌원자산운용(120억원)이 신규 FI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라홀딩스도 1000억원을 베팅했다. 이들이 인정한 밸류에이션은 2조3000억원이다.


2조3000억 밸류 투자 DS운용·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KB증권·한라홀딩스 등 ‘빨간불’

결과적으로, 2021년 8월 키움캐피탈 이후 투자한 FI들은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노앤파트너스, 산업은행, 삼성벤처투자, BNW인베스트먼트,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키움캐피탈은 여전히 수익권에 있지만, DS자산운용을 비롯한 후기 투자 FI들은 투자 당시 밸류에이션 대비 낮은 시가 총액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조8000억~3조4000억원 수준이 거론될 때만 해도 엑시트 고민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상장 후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2조218억원 수준으로 나오면서 이들이 투자할 당시 보다 기업가치가 낮아지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는 물 건너간 상태다.


IB 업계 관계자는 “WCP의 밸류에이션은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2조7000억원 수준이었다”며 “주요 소부장 업체로, 모두가 흥행을 기대했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을 피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WCP의 성장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설립된 WCP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문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이다. 본사 및 공장 소재지는 충청북도 충주다. 최대주주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더블유스코프코퍼레이션(W-Scope Corporation)이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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