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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대란]⑤WI, 하루 차이에 엇갈린 CB 투자자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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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 주가 21일 상한가 기록…리튬인사이트 대상 대규모 증자
지난해 6월 CB 발행 후 풋옵션 행사 기간 도래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WI가 대규모 투자를 받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얻을 기회가 하루 이틀 차이로 사라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5회차 CB를 보유한 투자자가 지난 21일 24억원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WI는 이자 6060만원을 포함해 24억6060만원에 CB를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풋옵션 행사 직전일인 지난 20일 WI 종가는 1140원으로 15회차 CB 전환가 1160원보다 낮았다. CB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올해 6월21일 이후로 WI 주가 흐름을 보면 줄곧 1000원을 밑돌았다. 9월 들어 주가는 뒷걸음질 쳤고 지난 5일 장중 한 때 52주 최저가인 798원을 기록했다. CB 투자자는 전환가와 주가 괴리가 컸던 만큼 원금이라도 챙겨야겠다는 판단 아래 풋옵션 행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WI는 지난해 6월 운영자금을 마련하려고 100억원 규모의 15회차 CB를 사모로 발행했다. 유진투자증권이 50억원을 투자했고 제이제이에셋, 중외홀딩스 등도 출자했다. 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2.0%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 당시 전환가는 1655원이었고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은 70%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CB를 발행한 이후로 WI 주가가 뒷걸음질 치면서 전환가는 1160원까지 낮아졌다. 풋옵션과 함께 매도청구권(콜옵션)도 발행조건에 넣었다. WI는 CB 보유자에게 발행 규모의 40%까지 제3자에게 매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WI는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제품과 휴대폰 액세서리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올 상반기에 매출액 103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80억원, 영업손실 25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실적은 개선됐으나 주가는 부진했다.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30%가량 하락했다. 1월 초와 4월 초 반등하기도 했으나 풋옵션 행사 개시일 이후로는 전환가를 밑돌았다.


부진했던 주가 흐름은 최근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지난 21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면서 14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다음날에도 상한가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 23일 207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코스닥 시장 급락과 함께 1775원까지 내려왔다. CB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전환권을 청구했다면 원금과 10억원이 넘는 초과 수익을 낼 수도 있는 주가 흐름이다. 물론 전환권을 청구하고 신주 상장까지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WI가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CB 보유자 기대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WI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데는 대규모 자금 조달과 관계가 있다. WI는 지난 21일 리튬인사이트를 대상으로 406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811원에 신주 5000만주를 발행한다. 납입일은 다음달 31일이고 신주는 11월16일 상장한다. 증자 절차를 마무리하면 WI 최대주주는 리튬인사이트로 바뀔 수 있다. WI는 오는 11월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이사와 감사도 새로 선임하기로 했다. 고도 리튬 정제 기술을 보유한 리튬인사이트가 WI를 인수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리튬인사이트는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양산에 나선 리튬플러스 관계사다. 전웅 리튬인사이트 대표는 리튬플러스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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