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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건설사 PF 우발채무 ‘경고등’…신용등급 높은곳도 미착공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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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S·대우·현대·코오롱·포스코·한라·쌍용·한화건설 등 수주해도 공회전
착공 미루다 PF 대출 못 갚으면 건설업 위기 현실화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황기 때 공격적인 수주에 나섰지만, 시장 악화로 삽을 뜨지 못하는 상황이라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기업평가(KR)의 ‘건설업 신용보강 A to Z’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KR 유효 등급을 보유한 17개 건설사의 채무 인수를 제외한 PF 우발채무 총규모는 15조8000억원이다. 2018년 말 13조5000억원 대비 17% 증가했다. 우발채무는 현재 빚은 아니지만,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다.


이처럼 건설사 PF 우발채무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눈여겨볼 부분은 ‘미착공’ 사업이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요 건설사들도 사업 진행에 애를 먹는 상태다. 특히 롯데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한라, 쌍용건설, 한화건설 등은 미착공 비중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브릿지론에 들어간 신용공여 등의 영향으로 미착공사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분포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 비중이 40%를 하회한다. 위험지역이 다수 분포한 대전·대구 등 광역시 비중이 50% 이상인 업체들은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동부건설 등이다.


KR은 PF 우발채무 규모와 질적 리스크를 종합할 때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등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당수가 미착공사업으로 구성되어 있고 만기 구조가 단기화돼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위험지역 분포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신용보강 제공 규모가 큰 단일 프로젝트의 사업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영건설은 만기 구조가 장기화돼 있으나, 상대적으로 미착공 및 비주거용 건물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수주를 확보했음에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공회전하면, PF 우발채무가 악성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분양 시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착공을 계속 미루면 PF 대출을 갚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R은 “우발채무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지 않더라도 분양성과 등에 힘입어 차환이나 상환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금융시장 경색 시에는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과와는 무관하게 차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유동성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수주 규모, 지역분포 등을 포함한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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