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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라이브커머스 전문가들이 만든 보고플레이, 인력 70%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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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탓에 시리즈A 투자금 소진
협력사 대금 지급 연기 등 유동성 위기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 운영사 보고플레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상품을 실시간으로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고플레이는 현재 100명 정도의 직원 수를 30명대로 줄이기 위한 감축 작업에 돌입했다. C레벨 중심의 최소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일부 사업부 인원을 줄이거나, 부서를 통폐합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회생 절차를 밟는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플레이는 그립컴퍼니, 모비두와 함께 국내 3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업체로 손꼽힌다”며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초특가로 판매하면서 입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수십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며 “그러나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위태로워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으로 시작해 2019년 10월 설립된 보고플레이는 이듬해 8월 VOGO앱을 리뉴얼 오픈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VOGO는 채팅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상품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라이브 쇼핑 플랫폼이다. 라이브 방송으로 제품을 해당 시간 최저가·초특가로 제공한다.



삼성전자·지마켓·11번가·롯데홈쇼핑·티몬 등 다양한 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출혈 경쟁이다. 보고플레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라이브커머스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포털 사이트, 유튜브 등을 비롯해 자체 유통망을 구축한 대기업 등이 꾸준히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가격 경쟁 압박이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보고플레이는 지난해 5월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투자 전 기업가치(프리 밸류에이션)로 1000억~1300억원을 인정받았다. 포스코기술투자·디티앤인베스트먼트·SK증권·IBK기업은행 등 국내 투자사와 일본 벤처캐피탈(VC)인 코로프라넥스트로부터 총 110억원을 확보했다. 이 밖에 씨앤티테크·인라이트벤처스·디에이벨류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이름을 올렸다.


FI들은 보고플레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021년 카카오에 인수된 경쟁사 그립컴퍼니의 경우 당시 800억원 수준의 거래액을 기록했지만, 4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보고플레이 역시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FI들은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보고플레이는 이미 시리즈A 투자금 대부분을 소진했다. 이런 가운데, 플랫폼에 입점해서 판매하는 협력사에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업계에선 ‘제2의 오늘회’가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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