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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300억 투자한 패션 플랫폼 ‘브랜디’ 자금 수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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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야놀자’ 노렸지만, 유동성 위기
영업적자 지속, 추가 투자 유치 절실

여성 쇼핑 플랫폼 브랜디(BRANDI)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 그동안 에이블리·지그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랜디의 '런웨이(추가 자금 투입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는 6개월이다. 최근 내부적으로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손익분기점(BEP)을 맞춘 상황이 아닐 경우 런웨이는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브랜디는 추가로 투자를 유치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상태에 놓였다”며 “여전히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어 위기를 헤쳐나가기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기존 주주로부터 추가로 자금을 받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남은 6개월 안에 투자금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런웨이 기간이 짧아지면 회사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의 비용 대부분은 인건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브랜디가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력을 줄이면 그만큼 경쟁사에 밀릴 수밖에 없기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브랜디 관계자는 “현재 최소 12개월 이상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비용 절감과 서비스 브랜디와 하이버에 도입한 광고 매출 상승으로 현재 런웨이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서비스에 도입한 광고 모델 활성화, 해외 협업 등을 통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의 수익성은 더욱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브랜디의 주요 투자자는 한국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빅베이슨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 브리즈인베스트먼트,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DS자산운용, 네이버 등이다. 브랜디는 그동안 벤처캐피탈(VC)을 중심으로 다양한 재무적 투자자(FI)를 확보했다.


특히 네이버가 브랜디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9월 단독으로 브랜디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이어 이듬해 8월 20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 300억원을 기록하며 사업적 협력을 강화했다. 브랜디는 네이버 투자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카카오는 지그재그, 신세계는 W컨셉 등을 인수했다. 네이버는 브랜디로 본격 협업에 나섰다. 브랜디는 네이버 투자를 받은 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으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유니콘’ 등극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성장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브랜디의 지난해 매출은 11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321억원, 당기순손실 6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늪에 빠졌다. 몸집은 크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플랫폼업 특성상 단기간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12월 설립된 브랜디는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 그리고 패션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를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 아비드이앤에프는 2019년 설립됐으며 동대문 풀필먼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매상과 소매상을 잇는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 ‘트랜디’를 운영 중이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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