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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IPO 물건너간 롯데컬처…정성이 이노션 고문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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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고문, 규제 대비 주식스왑으로 13.6% 보유
코로나19로 영화관 사업 부진에 가치 추락
자본잠식 우려에 IPO 통한 현금화 어려워져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보유한 롯데컬처웍스 지분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정 고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고 2년 전 이노션 지분을 주고 롯데컬처 지분을 가져오는 주식교환(지분스왑)을 단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롯데컬처 상장(IPO)을 기대하기는커녕 자본잠식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정 고문으로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재원 등으로 활용할 롯데컬처 지분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셈이다.


규제 피하려 2년전 지분스왑

정 고문은 2019년 롯데그룹과 지분스왑을 단행했다. 이노션 지분 10.3%를 롯데컬처에 현물로 출자하고, 출자 대가로 롯데컬처가 발행하는 신주(지분율 13.6%)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롯데컬처는 스왑 1년 전 모회사인 롯데쇼핑이 시네마(영화관)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했다.


정 고문은 스왑을 단행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비해야 했다. 정 고문이 지분 27.99%를 보유하고 있던 이노션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될 상황이었다.


당시 논의가 한창이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된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오는 12월 30일부터 시행된다. 스왑 이후 정 고문의 이노션 지분율은 17.69%로 줄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이노션-롯데컬처 간 시너지를 통해 지분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이노션과 롯데컬처의 기업가치가 동시에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롯데쇼핑이 가치가 상승한 롯데컬처를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정 고문도 지분을 고가에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정 고문은 이노션 지분을 롯데컬처에 현물 출자하는 대가로 롯데컬처 신주를 주당 1만6416원의 가격으로 받았다. 이 단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정 고문은 롯데컬처 지분 13.6%의 가치를 1262억원으로 평가해 스왑 거래를 한 셈이다. 롯데컬처 전체 몸값은 9259억원으로 평가됐다.

실적·재무상황 동반 악화로 지분 평가액↓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롯데컬처 가치 상승과 상장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지분 스왑 이후 롯데컬처의 실적과 재무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7710억원이던 매출은 코로나19 1년 만에 2660억원 수준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상각전영업이익(EVITDA)은 2160억원에서 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698억원), 2020년(-2354억원) 2년간 약 3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이 발생했다.


잇따른 순손실로 롯데쇼핑에서 분할할 당시 5000억원을 넘었던 롯데컬처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147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적 악화 상태가 지속되면 연내 자본잠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0원에서 1조1708억원으로 늘었다. 단기차입 상환 부담도 3000억원에 육박했다.


정 고문이 보유한 롯데컬처 지분 가치 평가액도 추락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금흐름과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롯데컬처 몸값은 주식 스왑 당시의 4분 1 수준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증자시 가치 추가 희석…IPO 통한 현금화도 어려워

롯데컬처가 자본잠식을 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정 고문의 지분 가치는 지분 희석으로 추가 하락한다. 실적 악화에 따른 지분 가치 추락에 더해 지분 희석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증자를 통한 뉴캐시(New Cash)가 유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롯데컬처가 경영 및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수년 내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롯데컬처 지분에 대한 현금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승계 재원의 일부로 꼽히는 롯데컬처 지분의 가치가 추락하면서 정 고문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활용할 현금 동원력도 위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 고문 보유 지분 가치가 상당히 훼손돼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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