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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씨티씨바이오, ‘자본잠식 자회사’ 흡수 합병… 피해는 누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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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씨티씨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진 자회사 ‘씨티씨사이언스’를 흡수 합병한다. 씨티씨바이오는 기존에 씨티씨사이언스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흡수 합병을 위해 최근 55%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 와중에 씨티씨바이오는 55%에 대한 매입 대가로 기존 주주들에게 최초 출자금액인 약 10억원을 지급했다. 기존 주주들은 회사 관계자와 일부 외부인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씨티씨사이언스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음에도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한 셈이다.

썝蹂몃낫湲 씨티씨바이오 홈페이지 캡처.


씨티씨바이오, 별도 기준으로도 적자 가능성↑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는 자회사인 씨티씨사이언스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신주 발행은 없는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한다.


씨티씨사이언스는 2019년 3월 씨티씨바이오가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에 나선다며 9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 씨티씨바이오는 개량 신약의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 작용 기전에 따른 효과를 기초연구로 확인했다며 본격 임상시험을 씨티씨사이언스에서 맡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년 넘게 성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 사이 씨티씨사이언스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말 기준 씨티씨사이언스는 매출액 31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8억원, 당기순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9억원의 손실을 합하면 2년 반동안 누적 순손실은 61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씨티씨바이오가 씨티씨사이언스를 흡수 합병하는 것이다. 이에 씨티씨바이오도 별도 기준으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2019년 씨티씨바이오가 씨티씨사이언스를 따로 설립한 이유는 별도 기준으로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코스닥 상장사는 4년 연속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데 씨티씨바이오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태였다.


이제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회피했으니 다시 회사를 합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지금까지도 씨티씨사이언스는 법인만 분리됐을 뿐 씨티씨바이오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 씨티씨바이오가 빌려준 돈으로 씨티씨사이언스는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개발에 관한 무형자산을 개발비 명목으로 씨티씨바이오가 다시 사들이며 회사를 이어왔다.


완전 자본잠식 씨티씨사이언스 지분 10억에 매수

문제는 씨티씨사이언스의 지분 구조다. 2019년 자본금 9억원에 설립된 씨티씨사이언스는 그 해 말 9억원을 추가로 증자했다. 이에 따라 씨티씨바이오가 보유한 씨티씨사이언스의 지분율은 50%로 떨어졌다. 여기서 씨티씨바이오는 5%를 또 매각했다. 이후 총 45%의 지분을 올 상반기 말까지 들고 있었다.


씨티씨사이언스의 지분 55%를 들고 있던 주주는 회사 관계자와 외부인 등이다. 애초에 설립 당시에는 씨티씨사이언스의 연구개발에서 나온 성과를 회사 관계자와 외부인이 나눠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2년 반 동안 씨티씨사이언스는 적자를 지속했고 결국 자본금을 모두 까먹었다. 씨티씨사이언스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은 17억원, 부채는 6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그럼에도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55%의 지분을 약 10억원에 사들였다. 빚밖에 없는 회사의 지분을 온전히 최초 인수가격에 사준 것이다. 결국 씨티씨사이언스에 투자한 회사 관계자와 외부인은 손실을 회피할 수 있었지만 씨티씨바이오는 적자 기업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씨티씨사이언스 흡수 합병으로 인해 별도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까지 연결로 잡혀 적자를 기록했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며 “회사가 씨티씨사이언스의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알지 못 한다”밝혔다.


한편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이민구 더브릿지 대표가 최대주주로 변경된 바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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