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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부의 승계]하림②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이익 절반은 ‘오너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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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핵심 성장동력…개발 성공하면 조 단위 이익 기대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존 엔에스쇼핑 주주 몫은 줄어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하림그룹이 핵심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림지주는 최근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하림산업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하림산업은 이 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하림지주 손자회사였던 하림산업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의 결과물로 하림지주 자회사가 됐다. 하림지주는 엔에스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만든 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는 하림지주가 흡수합병했다. 하림산업을 비롯해 엔에스쇼핑을 통해 지배하던 손자회사 5개 기업을 자회사로 만들었다.



하림산업은 하림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양재동 도시 첨단물류단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자금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손자회사로 뒀을 때 지주회사 요건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었다"며 "지주사의 직접 영향을 받는 자회사로 올렸다는 것은 사업 판단과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성장 동력의 결과가 지주사에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는 데 성장성 못지않게 수익성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비우호적인 경제환경을 고려했을 때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준비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하림지주의 주식 수는 기존 9234만주에서 1억1200만주로 늘었다. 지난해 초 엔에스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서 기존 주주에게 하림지주 주식을 발행해준 결과다. 엔에스쇼핑 1주당 하림지주 1.41주로 바꿔줬다.


하림지주는 엔에스쇼핑을 100% 자회사로 만든 후 유통사업 부문과 투자사업 부문으로 분할했다. 투자사업 부문인 엔에스지주는 합병했다. 이에 따라 손자회사였던 하림산업은 자회사가 됐다.


하림산업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림지주는 엔에스지주와 합병할 당시 단일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 안팎에서 5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첨단물류단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9만4949㎡를 4525억원에 매입한 후 2018년 서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시의 개발 방향과 배치된다며 도시 첨단물류단지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하림그룹은 2021년 1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2021년 8월 서울시에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시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혼선을 초래했고 대외 구속력 없는 방침을 준수하도록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여전히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 있고 자금 조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첨단물류단지를 조성했을 때 개발 이익은 조단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지주는 양재동 개발 프로젝트 성공에 따른 개발 이익을 배당 등의 형태로 향유할 수 있다. 김홍국 회장과 장남 준영씨가 하림지주로 스며든 개발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와 달리 지배구조 개편 이전 하림산업이 손자회사였을 때보다 개발이익에 대한 권리가 커졌다. 반대로 지배구조 개편 전 엔에스쇼핑 일반 주주는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개발이익에 대한 권리가 쪼그라들었다. 분할 전 엔에스쇼핑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이익이 발생한다는 보장은 없다 보니, 권리관계 또는 재산상 손해 규모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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