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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PF업계 고액 연봉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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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지난해 초 2019년도 증권업계 5억원 이상 연봉자 발표는 PF 업계의 파티였다. 부회장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급 인사 일부를 제외하면 5억원 이상 연봉자의 대부분을 PF 부문에서 배출했다.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사장(당시 부사장)은 34억원의 연봉을 받아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29억원)을 제치고 연봉 1위에 올랐다. 박선영 한양증권 상무, 박정준 부국증권 부사장, 김철은 유진투자증권 전무, 김기형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등도 PF 호황으로 20억원 내외의 연봉을 받았다.


특히 PF에 강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연봉 15억원 이상 랭킹 30위권 내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5명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고경영자급의 성과도 상당 부분 PF에서 나온 것이니 그들의 고액 연봉도 PF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발표되는 지난해 연봉 결과도 다르지 않을 듯하다. 성과급으로 10억원 이상을 받은 PF 업계 임직원들 얘기가 여기저기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증권사들은 파티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도 부동산금융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PF 고성과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건설사와 다른 금융회사, 저축은행, P2P 업체에서까지 관련 인력을 수혈해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본부를 나눠 여러 개로 늘리는 일도 허다하다.


자본(현금) 투입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개발사업 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금융회사 대부분 PF대출에 혈안이니 지분(에쿼티) 투자로 딜(deal)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시행사업 에쿼티 투자에 벌써 3000억원대 중반 수준의 자본을 투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PF 집중도가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의 상당액을 에쿼티 투자에 할애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스크에 보수적인 은행계 대형 증권사들마저 에쿼티 포지션을 늘리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요즘 돈 없어도 시행사업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 사업할 땅(토지)만 보이면 증권사가 직접 투자도 하고 토지 확보용 브릿지론부터 본 PF까지 책임져 주니 돈 구하기가 그만큼 쉬워졌다는 얘기다. 건설사들도 공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준공뿐만 아니라 신용공여에 연대보증까지 제공해 주기도 한다.


PF에서 워낙 돈을 많이 벌다 보니 투자 위험을 따지는 심사와 리스크관리 본부의 목소리는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 부서에서 확보한 딜에 심사나 리스크가 딴지를 걸면 싸움이 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의사결정자들이 돈 버는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전언이다.


이 정도면 호황이 아니라 과열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현재 분위기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직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를 단행해 유동성이 넘쳐났고, 고금리를 내세운 개인들의 예금 자산을 포함한 상당한 유동성이 부동산금융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건설금융 리스크 테이킹으로 잘 나가던 대형 저축은행 다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불과 1년 전 코로나19 발생 직후 PF로 인해 증권사가 유동성 부족 사태를 겪었던 아찔한 순간도 오버랩된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는 PF 업계의 현재 분위기에 ‘브레이크’가 필요해 보인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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