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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상장사]성안 오너家, 횡령사실 공시前 지분 매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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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중견 섬유기업 성안그룹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박상태 성안 회장의 동생인 박상완 부사장과 첫째 동생인 박상원 대표이사가 있는 성안합섬이 횡령 발생 사실을 공시하기 전 보유 지분 다량을 높은 가격에 매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성안은 3일 종속회사인 성안합섬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성안합섬이 자체 내부조사 중 수년간에 걸쳐 자금 횡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횡령 규모는 약 200억원으로 추정했다. 경찰 수사 중으로 횡령 금액이 특정되는 대로 횡령 규모 등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안은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영업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사고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며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반 주주들은 횡령 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했다는 사실을 성토하고 있다. 횡령 사실을 미리 알고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지분을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지분을 팔았다면 검찰 고발까지 당할 수 있는 사안이다.


박상원 부사장은 지난 1월 말부터 2월 8일까지 202만4493주(지분율 3.56%)를 장내에서 매도해 20억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남은 지분은 73만주(1.28%)에 불과하다. 박 부사장은 이재명 지사와 중앙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성안 주가를 300원대에서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첫째 동생 박상원 대표가 이끄는 성안합섬도 성안 지분을 횡령 공시 전 매각했다. 성안합섬은 2월 중순 이후 보유 주식 110만주(1.93%) 전량을 장내에서 팔아치웠다.


성안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개인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한 것으로 안다"면서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지만, 횡령 사실을 미리 알고 지분을 팔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경찰 수사 중으로 손실액을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 "횡령 발생액에 따라 재무제표를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인 성안이 2020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횡령 사건에 대주주가 연루돼 있다는 정황이 있다면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회사가 내부감사에서 임직원이 개인적으로 벌인 횡령을 발견한 것이라면 내부통제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인정돼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횡령 사건이 발생한 성안합섬은 모회사인 성안이 지분 62.92%, 박상원 대표가 6.97%. 기타 특수관계자가 30.11%를 보유하고 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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