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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엔지켐, 수익성 개선 위한 모험…백신 사업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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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으로 조달 규모 1685억원으로 축소
코로나19 백신 8000만도즈 생산비용 3870억원 예상
백신 사업 계획대로 성공시 1030억 수익…실패땐 재고 부담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계획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조달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대규모 실권주 발생 우려도 크다. 만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 중인 코로나19 백신 생산하는 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신주 발행가를 3만1800원으로 확정했다. 신주 530만주를 발행해 1685억원을 조달한다. 구주 1주당 신주 0.608주를 발행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9월17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발행 예정가는 5만9700원으로 총 공모 규모는 3164억원에 달했다. 주가가 유상증자 결정 당시보다 50% 이상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1480억원가량 축소됐다.


조달 규모가 줄어들면서 자금 사용 계획도 다시 세웠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카딜라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제조기술을 이전받았다. 백신 생산을 위해 원부자재 구매 비용으로 228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백신 제조비용에 494억원을 우선 사용하기로 했다. 추후 운영자금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으로 충당한다.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면 올해 예상 수익은 1030억원에 달한다. 올해 8000만도즈를 생산하고 매출액 755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억2000만도즈를 생산하고 매출액 1조1330억원, 수익 14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 개발 투자를 지속하면서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손실은 2018년 143억원, 2019년 164억원, 2020년 1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5억원으로 매년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많은 때는 매출액 대비 50% 이상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백신 판매가 저조할 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엔지켐생명과학은 2000만달러를 판매수량과 관계없이 로열티로 지급해야 한다. 백신 판매허가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아직 로열티 지급의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국가별 백신 허가 절차를 거친 후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유상증자 주관사인 KB증권은 제조라이선스 기술이전방식 계약은 매출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허가 절차 혹은 판매처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면 다량의 백신 재고자산이 발생할 수 있다. 8000만 도즈 기준 예상 생산비용은 38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577억원 규모의 부채가 있다. 부채비율은 70.0%, 차입금의존도는 35.7%다.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18년 14.0%에서 지난해 3분기 70.0%로 높아졌다.


2020년 11월6일 발행한 2회차 사모 전환사채 500억원에 대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환청구기간은 지난해 11월6일부터이며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올해 11월6일부터다. 전환가액은 7만138원으로 현재 주가를 웃돈다. 조기상환청구일까지 주가가 전환가액을 계속 밑돌면 투자자는 조기상환청구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8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백신 생산과 함께 신약 개발 부문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해외 라이선싱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 BMS 부사장 출신의 카스텔라나 박사, HCA의 캐피탈 부분 최고의약책임자 출신 햄릭박사, 미국 FDA 출신 플레밍 박사, 의학과 법률 분야 전문가 맥메나민 박사로 라이선싱팀을 구성했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은 "엔지켐생명과학은 올해 EC-18 구강점막염 치료제, AVI-3207 습성 황반변성치료제의 글로벌 라이선싱을 모두 성공시켜 신약개발의 가치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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