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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엔지켐생명, 실권주 발생 땐 KB증권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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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주 청약률 27%…잔여주 387만주 일반공모 청약
일반공모서 실권주 발생하면 KB증권 잔액인수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엔지켐생명과학이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결과 청약률이 30%를 넘지 못했다. 잔여주 일반 공모 과정이 남았으나 신주발행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아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권주를 인수해야 하는 주관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주 530만주를 발행하는 데 구주주 청약 주식수는 143만여주에 불과했다. 잔여주 386만8318주에 대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일반 공모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KB증권이 인수한다. KB증권은 실권주를 인수할 때 인수 규모의 10%를 수수료로 챙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물론이고 KB증권은 구주주 청약률이 저조한 탓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실권 수수료만큼 조달 규모가 줄어들어 자금 사용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KB증권은 10% 수수료를 받더라도 인수 주식 수가 늘어나면 처분할 때 부담이 커진다. 대규모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우려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인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면서 수수료 수입을 모두 반납할 가능성이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신주 발행가는 3만1800원으로 전날 종가 3만1750원보다 비싸다. 전날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장중 한때 3만7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지켐생명과학의 성장을 기대하고 주식 수를 늘리려 했던 구주주라 해도 신주를 받기 위해 청약에 참여하는 것보다 장내에서 매수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일반공모 청약률이 높지 않다면 KB증권이 떠안아야 할 잔액인수 규모가 커진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라 다음달 21일 신주 상장일에 매도 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있다. KB증권이 받을 실권 수수료 10%를 고려해도 일정 수준 이상 주가가 하락했을 땐 유상증자 주관에 따른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9월17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17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마무리했어야 하는 데 일정이 미뤄지는 사이 주가가 변했다. 6만원 선을 유지하던 주가가 2개월 만에 3만원 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정부가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영향을 받았다.


KB증권은 엔지켐생명과학 증자 주관사를 맡으면서 15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제공하려 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KB증권으로부터 1500억원을 빌려 인도 제약사 자이더스 캐딜라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ZyCoV-D) 위탁생산에 따른 원부자재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려 했다. 증자가 미뤄지는 사이 자금집행 계획에도 변화가 생겼고 최종적으로 브릿지론은 진행하지 않았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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