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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침체 경로에서 우량자산의 저평가 기회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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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기업실적 위축 기간
투자자로서는 기회 엿볼 시점
우량기업 내재가치 따져볼 때


내년 세계 경제와 더불어 한국 경제 역시 경기 침체와 금융 취약성이 우려된다. 올해와 내년 한국 GDP 성장률은 2.2%→1.5%로 하락하며 위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3.5%로 낮아지나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내년 미국, 유럽, 중국 및 신흥국 등이 짧은 시차를 두고 경기가 침체해 교역이 위축될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수출 감소에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회복세를 보인 내수가 2023년부터는 동반 위축될 것이다. 국내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지고 있지만, 공공요금 인상, 글로벌 공급 차질이 대외 변수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결국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경제 주체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며, 인플레이션과 통화약세, 무역적자 등 거시건전성과 대외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전 세계 실물경제는 더블 딥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로 교역이 감소해 실업이 증가하고, 2024년에는 2년여간 지속된 금융시장 악화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즉 내년부터는 실물경제의 본격적인 다운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가 발생할 때 기업실적 역시 위축된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투입과 산출 및 생산이 감소, 기업활동 측면에서는 매출과 거래가 감소한다. 이런 가운데 생산요소(노동과 자본) 비용과 금융 비용이 모두 커진 상태가 유지돼 기업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


1950년대 이후 미국 경기침체는 12회 정도 발생했으며, 기업실적은 예외 없이 감소했다. 또한 실질GDP보다 기업실적 감소율이 더 높으며, 경기침체보다 기업실적 감소 기간이 더 길게 발생했다. 그중 현재와 같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시기인 1970년대, 1980년대에는 경기와 기업실적 침체가 단발로 끝나지 않고 2차 충격, 즉 더블 딥이 발생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초기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았으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후 디플레이션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2차 경기침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기업실적 감소율은 -30% 이상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올해 2~3분기 미국 기업들의 재고평가 및 자본조정 후 세전이익 합계는 역대 최고(2분기 3조달러·3분기 2조9700억달러) 수준으로 좋았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졌지만, 가격 전가에도 매출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수익도 좋았다. 그러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 영향권에 진입하게 되면 매출 감소와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제부터는 경제 주체들의 기대와 행동이 앞으로 전개될 경기둔화 혹은 침체에 대비해 소비와 투자를 줄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매출과 수익감소 환경에서 기업이 비용을 감축하지 못하면 수익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앞으로 경기침체의 폭과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기업실적 위축 폭과 기간도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제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위축이 시작될 것이라는 사실만 분명해 보인다.


다만 주가가 오랜 기간 조정을 보인 현재 상태에서 2023년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위축이 발생하는 기간은 투자자로서는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 경기침체 환경에서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고, 장기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실제 어떤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지 가늠할 기회가 나타나기 떄문이다. 2023년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위축 국면과 금융 및 자본시장의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로소 우량기업들이 내재가치 대비 현재 가격이 저평가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2023년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우량기업의 주식, 혹은 채권을 매입하기에 좋은 시기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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