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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상장사]노블엠앤비② ‘자본잠식’ 회사 194억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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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없는 자본잠식 기업 인수…빚 떠안은 격
내년 이후 폭발적 성장 가정해 기업가치 산정
매도자는 지분 비싸게 넘기고 CB 차익도 가능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노블엠앤비가 자본잠식 상태인 비상장법인을 194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실적이 전혀 없는데도 이 회사가 앞으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가정을 대입해 회사 가치를 평가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노블엠앤비는 ‘원스’라는 법인의 지분 64.5%를 194억원에 ‘엠에스웨이’로부터 인수했다. 원스의 전체 기업가치를 300억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썝蹂몃낫湲 노블엠앤비 홈페이지 캡처.

원스를 300억원 가치로 평가한 근거는 2024년부터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한 회사 자체적인 전망치다.


원스 외부평가의견서에 따르면 원스는 내년부터 1억원의 세후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24년 23억원, 2025년 34억원, 2026년 67억원, 2027년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매년 두 배가량 성장한다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게다가 2028년부터 2037년까지는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매년 낼 것으로 가정했다.


원스의 매출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투명 전도성 필름’ 특허 기술의 사용권을 빌려주는 계약으로 발생한다. 원스의 기존 모회사인 엠에스웨이가 이 기술을 활용해 유기태양전지용 투명전극, 스마트윈도우용 투명전극 등의 제품을 생산해 매출이 발생하면 그 매출의 3%를 원스가 갖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 원스는 실적이 전혀 없는 상태다. 2019년 510만원, 2020년 1억5000만원의 매출을 낸 후 지난해와 올해는 매출액 0원을 기록했다. 매년 순손실이 발생해 누적 결손금이 22억원에 달한다.


매년 손실이 누적된 탓에 현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원스의 자산총계는 13억원, 부채총계는 35억원, 자본총계는 -22억원이다. 이 회사의 주인이 되면 사실상 빚을 떠안는 셈이다.


원스의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엠에스웨이 역시 사업 지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엠에스웨이의 본업은 반도체 임베디드 사업이다. 엠에스웨이는 지난 9월 이 사업부를 통째로 다른 회사에 매각했다. 현재는 원스 기술 기반 투명전극 제품 사업만 하는데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노블엠앤비는 실적이 없는 자본잠식 기업을 인수했지만 원스를 매각한 엠에스웨이 측은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노블엠앤비는 원스의 인수 대금을 현금이 아닌 제26회차 전환사채(CB) 180억원어치로 지급했다. 차액 14억원은 서로 주고받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CB의 주당 전환가는 2550원이다. 지난 29일 노블엠앤비의 종가는 2995원이다. 전환가보다 17%이상 높은 수준이다. 엠에스웨이는 CB를 받자마자 곧바로 전환청구를 했는데 상장일인 오는 16일까지 주가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180억원이상의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


한편 엠에스웨이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총 705만8821주(23.97%)가 새로 발행돼 단일 법인으로 최대 주주가 된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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