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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GS·포스코도 착공 미루고 브리지론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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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건설사 신용공여 5개 사업장
KB금융 지원으로 PF 매입용 5000억 조달
미분양 공포에 PF 차환·사업성 불확실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초우량 건설사도 부동산 경기 악화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보증이나 채무인수 등의 신용공여를 제공한 건설 사업장들도 착공 시기를 미뤄놓고 토지 확보를 위해 빌린 브리지론을 연장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4개 건설사는 건설 사업장 브리지론을 연장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수목적법인(SPC) ‘뉴스타원펌2023제1차’를 통해 자산유동화대출(ABL)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 등 KB금융 계열사들이 대출에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ABL은 특정 자산의 현금흐름(CF)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일종의 담보부 대출이다. 각 건설사가 시공권을 가진 사업장의 브리지론 대출을 금융회사에 신탁하고 발행된 신탁수익증권을 ABL의 담보로 제공했다. 시행사들이 대출(브리지론) 원리금을 상환하면 이 자금으로 다시 ABL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뉴스타원펌2023제1차는 ABL로 조달한 자금을 각 건설사가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 확약을 제공한 건설 사업장 관련 PF 유동화증권을 인수하는 데 투입했다. 대부분 만기가 3월 말이나 4월로 임박한 브리지론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이다. 브리지론은 토지 매입 등 초기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빌린 돈이다.


브리지론은 착공과 동시에 본 PF로 전환해 회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이 착공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국 미분양이 8만 가구를 넘어 10만 가구를 향해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공사비까지 폭증해 PF 사업장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상당수 건설사들이 착공 시기를 미뤄 놓고 브리지론만 연장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행 사업의 사업주(시행사 또는 조합)들이 개별적으로 브리지론을 차환할 경우 PF 부실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차환 성사 여부가 불확실하고 금리도 두 자릿수로 상당히 높다"면서 "여러 사업장을 하나로 묶어(풀링) 담보로 제공하고 한꺼번에 브리지론을 차환하면서 개별 사업장의 금리 및 차환 위험을 줄였다"고 전했다.



유동화증권 매입 대상이 된 사업장은 포스코건설이 시공권을 보유한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패키지6 개발’,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은 ‘서울 가양구 CJ제일제당연구소 부지 개발’, GS건설이 보증한 용인시 신봉2구역 도시 개발‘, 롯데건설이 보증한 대전시 유성구 용계동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개발’ 등의 사업이다.


송도 국제업무단지 패키지6 사업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지구 15만900m²(약 4만5727평) 규모의 상업 용지와 7만1772m²(약 2만1749평)의 주거 용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 주체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은 토지를 담보로 4860억원 한도의 대출을 받았고, 21일 만기가 돌아온다. 포스코건설은 시행사 부실 등의 경우 브리지론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해 놓은 상태다.


CJ제일제당 연구소 부지 개발 사업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일원에 CJ 바이오 연구소 부지에 지식산업센터를 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지역 10만3049㎡(3만1227평) 규모로, 인창개발-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약 1조원에 부지를 인수했다. 이 또한 브릿지론 만기가 곧 다가와 차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봉2구역 도시 개발 사업과 유성구 용계동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개발 사업은 모두 주택 개발 사업으로 미분양 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들 브리지론의 만기도 곧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브리지론을 1년간 연장하면서 건설사들이 채무인수 부담을 줄이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착공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착공 상태에서 브리지론만 연장하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PF 잠재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금융회사 PF 담당자는 "금융회사 PF 담당자는 "브리지론을 본PF로 전환하고 분양을 해 자금을 최종적으로 회수하는 고리가 브리지론 단계서 끊겨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잠재 부실이 누적되다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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