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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뒤흔든 바이오]①에이프로젠, 국내 증시 입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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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KIC와 합병 고려…합병 땐 조단위 상장사 탄생
에이프로젠그룹 지주사격 '지베이스' 지배력 강화 옵션 확보

코스닥 시장에서 2015년부터 바이오 업종 시가총액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졌다. 바이오 열풍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상장사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가 급등을 틈타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일부 바이오 상장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1개의 신약후보물질 임상 결과가 3~4개 상장사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신약 임상결과가 잇달아 공개되면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바이오 그룹의 성장 스토리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바이오시밀러 기반 신약개발업체 에이프로젠과 유가증권 상장사 에이프로젠KIC 합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이프로젠KIC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신약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8년 1월부터 에이프로젠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아직 합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합병 추진을 위한 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로 선정했다.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에이프로젠KIC는 신한금융투자와 협의해 적절한 시점에 에이프로젠이 발행한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를 회계법인에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프로젠 주식 가치와 합병비율 등이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 주주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준이 된다면 합병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10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에이프로젠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국내 생명공학 분야에서 첫 사례다. 에이프로젠은 2009년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다. 에이프로젠은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도 받았다. 미국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의 임상3상을 완료했다.


에이프로젠은 미국 임상을 마치면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전환가를 3만4031원으로 산정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에이프로젠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이라는 데 동의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투자 유치 당시 에이프로젠은 2년 이내에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을 약속했다. 전환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는 사채 발행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2021년 5월 31일까지 에이프로젠이 상장하지 못하면 사채 원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상장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일은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통과일 또는 금융감독원의 합병신고서 수리일로 했다.


합병 추진을 위한 주관사 계약과 에이프로젠의 투자 유치 조항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 구체적인 합병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이프로젠KIC 주가와 사채 전환가를 기준으로 하면 합병 후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가 합병하면 에이프로젠그룹 지주사격인 지베이스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지베이스는 에이프로젠 지분 31.35%와 에이프로젠KIC 지분 20.48%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에이프로젠KIC가 2018~2019년에 발행한 전환사채에 대해 사채원금의 50%를 사들일 권한을 갖고 있다. 에이프로젠KIC는 지난해 5월 이노컴트리투자조합과 초록뱀미디어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당시 전환가는 3480원이었고 주가 하락을 반영하면서 전환가가 2155원까지 낮아졌다. 옵션 사항을 보면 지베이스는 사채 발행일로부터 1년 6개월이 되는 시점 전날까지 사채원금의 50%를 지베이스나 지베이스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매도할 것을 인수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에이프로젠KIC 현재 주가는 전환가를 웃돌고 있다. 지베이스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에이프로젠KIC 지분을 확대할 옵션을 보유한 셈이다.


다만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 주주가 만족할 만한 합병 비율을 끌어내기는 만만치 않다. 반대 주주가 많아지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막대한 자본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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