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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일레븐建, '기한이익상실' 용산 유엔사부지 7910억 대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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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매매대금 잔금 583억 납부 불발
손해 지연금·추가 담보 조건 달고 만기 미뤄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사업성 악화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서울 용산 유엔사령부(유엔사) 부지 매매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 상태에 빠진 용산일레븐이 7910억원 규모의 대출을 연장했다. 용산일레븐은 일레븐건설이 유엔사 부지 개발을 위해 설립한 시행사다.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및 주변 주민들과의 분쟁으로 개발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출혈이 커지고 있다.


◇매매대금 납무 못해 '기한이익상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용산일레븐은 지난 4일 용산프로젝트제일차와 7910억원 규모의 대출 조건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유엔사 부지 매매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빌린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기 위한 것이다. 자금 조달 주관사인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일레븐건설은 2017년 7월 LH공사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000-0번지 유엔사 부지에 대한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일레븐건설은 당시 계약금을 납부하고 같은 해 12월에 해당 부지에 대한 권리를 시행사인 용산일레븐에 양도했다. 중도금 및 잔금 납부 의무도 함께 넘겼다. 용산일레븐은 일레븐건설이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용산일레븐은 용산프로젝트제일차로부터 자금을 빌려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중도금 7914억원과 취득세 등을 납부했다. 또 일레븐건설로부터 후순위대출 1000억원을 받아 잔금 1583억원 중 1000억원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잔금일에 583억원의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기한이익상실상태에 빠졌다. 현재까지도 잔금을 미납한 상태다.


용지를 매각한 LH공사는 기한이익상실이 토지매매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용산일레븐에 통보했다. 토지 매매 계약에 따르면 잔금 전액이 대금 미납일 6개월 후인 이달 3일까지 납부되지 않고, LH공사가 14일의 유예기간을 정해 독촉하여도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 매매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손해 지연금 등 조건 변경후 차입금 연장= 곧바로 막대한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용산일레븐은 대주단과 협의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출 약정에는 용산일레븐이 기한이익상실시 정해진 기한까지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용산일레븐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대출 조건을 변경하기로 했다. 돈을 빌려준 대주에게 상환 지연에 대한 손해금을 지급하고, 대주주인 일레븐건설이 용산일레븐에 추가로 후순위 대여를 해 주는 조건이다.


또 LH공사에는 부지 매매 잔금을 내년 12월 17일까지 납부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잔금을 내지 못하면 매매 계약을 해지하고 차입금 상환을 위해 중도금 등으로 지급한 대금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아울러 용산일레븐 명의의 예금 계좌와 일레븐건설이 보유한 용산일레븐 주식 100%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업성 불확실…승자의 저주 현실화되나= 용산 유엔사 부지는 일레븐건설이 매입할 때만 해도 금싸라기 땅으로 여러 기업의 러브콜을 받던 곳이다. 일레븐건설은 당시 부지 입찰에 무려 1조552억원을 써 내 낙찰자로 선정됐다. 1평(3.3㎡)당 6700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일레븐건설은 해당 부지에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5개동 426가구와 오피스텔 2개동 1053실, 호텔과 사무용 오피스 1개 동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엔 땅값을 포함해 약 2조원 또는 그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분양을 할 계획이었으나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분양을 무기한 미뤄놓은 상태다. 부지 매입가격 등 비용을 고려하면 1평에 6000만원 이상의 고분양가 책정을 해야 하지만, 주택보증공사(HUG)가 고가 분양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분양 없이 우선 공사부터 진행하는 쪽을 택했다.


고분양가 책정이 어려워지면서 후분양 또는 장기임대 후 분양 전환 등의 옵션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용산 핵심 부지에서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사업성이 애매해졌다"면서 "자칫 일레븐건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용산 유엔사 부지 개발 사업은 현재 사업 인허가 단계를 거치고 있다"면서 "인허가를 받으면 하반기쯤에는 분양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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