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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삼성물산, 삼성전자發 공사대금 유동화 6050억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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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을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마련했다. 총수 부재 상태에서 평택 반도체 공장 등 삼성전자의 공사 발주는 수주 기근에 시달리는 삼성물산에 주요 먹거리가 되는 동시에 자금조달 핵심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사 매출채권 유동화로 60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공사대금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받고, 받을 돈(공사대금 채권)을 유동화사채로 발행하는 일종의 매출채권 유동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SPC에 지급하는 공사대금이 일종의 차입금의 담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사대금 지급기일은 오는 4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 최고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공사대금은 상환 리스크가 없는 안전자산으로 꼽힌다"면서 "삼성물산도 그룹 지주사로서 결제 불이행 위험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공사대금 유동화로 삼성물산은 차입금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공사대금 유동화사채의 발행금리는 1.2% 내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고채 수익률과 별반 차이 없는 수준이다. 또 삼성전자의 공사대금 결제가 이뤄지기 전에 미리 자금을 앞당겨 조달한 뒤 차입금 상환이나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총수 부재 상태에서 공모 회사채 발행이 부담스럽다는 점도 대규모 공사대금 유동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2017년 이후 약 3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와 250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기간 동안 공사대금 유동화를 비롯해, 은행권 장·단기 차입을 핵심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했다.


공사대금 유동화는 올해도 삼성물산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로부터 평택공장 등에 대한 수주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여전히 회사채 발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룹 사정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로부터 약 7조5000억원어치의 도급 공사를 맡아 공사를 진행했다. 이 중 6조4000억원 규모의 기성고를 제외한 남은 계약 잔액은 1조4000억원 내외로 집계됐다. 4분기에 추가 수주액을 고려하면 공사 잔액이 대폭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발 수주가 계속되고 있어 조달 비용이나 자금조달 용이성 등을 고려했을 때 공사대금 유동화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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