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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돋보기] '몸값 최고' LG에너지솔루션, 최대 난관은 전기차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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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기업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이다.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더불어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는 50조~80조원으로 거론되며 일각에선 100조원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공모 금액만 10조~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 2~3위 회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3조원이었다. 목표달성을 위해선 매년 연평균 매출을 33% 가량 성장시켜야 한다.


◇KB 주관으로 연내 상장 계획 ‥리스크는 잇단 전기차 화재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주관사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7개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중 KB증권은 국내 대표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외국계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올해 시장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기업이지만 문제는 잇단 전기차 화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리콜 부담금으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충당금은 판매한 제품의 교환 및 환불 등에 따라 장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추정해 부채로 설정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IPO를 앞두고 충당금 실적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자칫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가 된 코나 일렉트릭은 2018년 출시 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1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나EV는 국내외에서 총 16만대, 국내에서만 3만3000여대가 판매됐다. 리콜 대상은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 사이에 제작된 2만 5000여대가 될 전망이다. 1조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콜 비용 분담을 두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비용을 협상 중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나 화재 사고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차량당 배터리팩 1000만원(셀용량 64kWh기준)을 가정해 리콜 규모를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전무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주택용 에너지 저장장치 제품 일부와 코나 전기차 화재로 선제적으로 리콜이 진행됐다"며 "일정 규모 충당금을 설정했다.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추가로 쌓을 충당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가 경남 창원에서 운행 도중 불이 나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 미국 GM사의 전기차 볼트 관련 문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GM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볼트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선제적으로 리콜에 나섰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몸값 최고' LG에너지솔루션은 어떤 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 배터리 부문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자동차용 전지뿐 아니라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와 소형 전지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1992년에 럭키금속에서 2차전지 연구를 시작해 1998년에 국내 최초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고 2000년에 세계 최초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 2009년에 세계 최초 리튬이온 기반 양산형 전기차(GM Volt)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다 특허와 30여년의 노하우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허 보유수만 2만 3610건에 달한다. 2500명이 넘는 R&D(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여 년간 2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양극재와 음극재, 배터리 안전성의 핵심 요소인 분리막과 2㎜의 초소형 배터리도 만들 수 있는 특허공법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 세계 최초 NCM 523(니켈 50%, 코발트 20%, 망간 30%) 양극재 적용 배터리 양산, 2014년에 세계 최초 NCM 811 양극재 적용 원통형 배터리 양산, 2016년에 세계 최초 NCM 622 양극재 적용 배터리 양산, 2019년에 세계 최초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양산으로 20분 만에 80% 충전 가능 기술을 구현했다. 2021년에 세계 최초 NCMA(알루미늄 첨가) 적용 배터리 양산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난해 말 기준 120GWh에서 2023년 260GWh로 두 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매년 최소 5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0조2552억원의 자산 규모로 출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기준 LG화학 전체 자산 29조원의 35.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산 규모는 기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2배가 넘지만, 유동자산은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이 더 많다. LG화학이 제시한 분할재무상태표에 따르면 분할 후 존속회사인 LG화학의 유동자산은 4조5988억원이고,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자산은 4조6163억원 규모이다. 특히 유동 자산 중에서도 당장 지출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2조3023억원의 78%인 1조7989억원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져가도록 정했다. 부채는 LG화학 7조9127억원, LG에너지솔루션이 4조2970억원을 각각 떠안는 것으로 나눴다. 이 중 유동부채는 LG화학이 4조4305억원, LG에너지솔루션 1조9738억원이며, 비유동부채는 LG화학이 3조4821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2조3233억원 규모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60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전망은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해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유럽의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삼성·SK)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4.7%(2020년 기준·SNE리서치)를 확보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은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권 업체들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2026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2016년 대비 526.7% 증가한 939억 달러(약 111조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중·일 배터리 기업들이 확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완성차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적인 리튬 이온 배터리 설계 및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 BMW는 자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2억 유로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독일 뮌헨에 '배터리 셀 경쟁력 센터'라는 연구·개발 시설을 설치했다. 일본 도요타 역시 후지산 인근 연구소에 1조5000억엔(약 17조원)을 투입해 자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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