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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호텔롯데, 1100억 사모채 추가 발행…차입경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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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호텔롯데가 1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추가로 발행해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매출 급감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운영·투자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되는 추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최근 1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으로 발행 금리는 2.3%로 정했다.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채권을 모두 인수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발행 금리는 상반기 발행 회사채 금리 1%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시장 금리 상승과 호텔롯데의 신용도 저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는 코로나19 이후 사모채 발행을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올 들어서도 1월에 KB증권 주관으로 3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후 잇따라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2월에 1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6월과 7월에는 각각 500억원과 600억원 어치의 15년 만기 채권을 사모로 발행했다.


기업어음(CP) 잔액도 1조50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선다. 올해 한 때 CP 잔액이 1조3000억원대까지 늘었다가 자산 매각과 장기 차입 등으로 단기차입금 상환에 나서면서 CP 발행 잔액이 줄었다. 회사채 발행 잔액이 3조200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중 시장성 차입금이 4조원을 넘어선다.


일부 차입금에는 재무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하면 채권자가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도록 약정이 맺어져 있다. 원리금 상환 때까지 차입금과 사채로만 구성된 부채비율 150%, 일반 부채비율 400%를 유지해야 한다. 또 1년에 1조원 이상의 자산을 처분할 수 없고, 자기자본 2배 이상의 자산에 담보권을 설정할 수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면세 사업 악화 등으로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과 호텔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테롯데의 매출은 2019년 7조3970억원에서 지난해 3조844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TDA)는 같은 기간 9310억원 흑자에서 3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차입금은 2018년 말 6조원을 밑돌다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말 9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차입금 중 1년 이내에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2조7000억원에 이른다. 잇따른 순손실과 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은 175%로 상승했다.


IB업계는 호텔롯데가 당분간 외부 차입을 늘릴 수 박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 내 예년 수준의 현금흐름을 회복하기 어려운데다 기존 차입금 상환에 더해 호텔 부문 투자 확대로 투자 및 운영자금 소요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으로 기업공개(IPO)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면세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외부 차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호텔롯데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2.4% 늘어난 3조16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작년 3분기 4632억원에서 올해 2476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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