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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텍, 레이저쎌 상장 전까지 사업보고서에 공시 안 해②[기로의 상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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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크루셜텍이 관계사인 레이저쎌이 상장하기 전까지 특수관계자로 공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수년 간 레이저쎌과 거래가 있었지만 관련 거래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크루셜텍은 올 상반기 보고서에서 레이저쎌을 기타특수관계자로 공시했다. 지난해 말까지 공시하지 않다가 올 상반기 레이저쎌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자 처음으로 공시한 것이다.


레이저쎌의 최대주주는 안건준 크루셜텍 회장으로 지분 18.68%를 보유하고 있다. 안건준 회장은 크루셜텍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레이저쎌과 크루셜텍 모두 안건준 회장이 최대주주임에도 지금까지 크루셜텍은 레이저쎌을 특수관계자로 공시하지 않았다.


기업회계기준서에 따르면 어떤 개인이 두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 한 기업에 지배력이 있고 다른 한 기업에는 유의적인 영향력이 있다면 두 기업은 특수관계에 있다고 명시돼있다. 여기서 유의적인 영향력이란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배당 또는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경우를 뜻한다.


레이저쎌은 2015년 크루셜머신즈라는 회사로 설립된 후 2019년 사명을 레이저쎌로 변경했다. 2017년에는 크루셜텍으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안건준 회장은 레이저쎌 설립 초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또 레이저쎌 주요 경영진 일부는 크루셜텍 출신들로 구성돼있다. 레이저쎌의 현재 대표인 최재준 대표는 2014년까지 크루셜텍에서 근무하다 안건준 회장과 함께 레이저쎌을 창업했다. 또 레이저쎌의 손호석 상무, 서종철 연구위원도 크루셜텍 출신 인물이다.


안건준 회장은 “크루셜텍의 사세가 기울어 유능한 직원들이 나가게 되자 안타까운 마음에 레이저쎌에서 임직원들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안 회장이 레이저쎌의 인사권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레이저쎌의 레이저 분야 핵심연구인력에 대한 급여 일부를 크루셜텍 미국 법인에서 지급하기도 했다. 레이저쎌은 크루셜텍 미국 법인에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급여 자금을 보냈다.


이처럼 크루셜텍과 레이저쎌은 경영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특히 안 회장이 두 회사의 최대주주면서 대표이사였고 인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력이 있었기 때문에 두 회사는 특수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레이저쎌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크루셜텍을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4억원 상당의 매출·매입 거래를 주석 사항으로 공시했다. 반면 크루셜텍은 같은 기간 레이저쎌과의 거래를 공시하지 않았다.


안 회장은 “회계 감사인이 관련 내용을 지적하지 않았고 지침에 따라 공시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루셜텍이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와중에 안건준 회장과 크루셜텍 인원들이 함께한 레이저쎌이 지난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갈아타기 논란이 일었다. 크루셜텍을 살리지 않고 레이저쎌만 키웠다는 비판이다.


실제 크루셜텍은 2017년부터 매출이 급감해 3200억원대의 매출이 지난해 417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레이저쎌은 2019년 매출액 28억원에서 2020년 39억원, 지난해 97억원으로 성장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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