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아시아경제 바로가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엔지켐생명과학, 대규모 유증 이후 '후유증'

  • 공유하기
  • 인쇄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3월 주주배정 증자로 1500억 조달
대규모 백신 생산계획 지연…사업 다각화 추진
실권주 떠안은 KB증권, 손실 축소 위한 장내 매도 지속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엔지켐생명과학이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 주가 지난달 17일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5700원까지 올랐다가 한달여 만에 50% 하락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7월27일 이사회를 열어 구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당일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후 권리락과 함께 주가는 다시 한차례 급등했으나 최근 한달 동안 주가는 꾸준하게 뒷걸음질 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주주친화 정책 등을 약속하고 있지만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대규모 증자 이후 오버행 이슈와 대규모 자금 활용 계획 등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3월 구주 1주당 신주 0.61주를 배정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대규모 증자를 통해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 백신 '자이코브-D(ZyCoV-D)'를 생산할 자금 15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계획대로 자이코브-D 생산을 시작하면 올해 7500억원, 내년 1조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예상 수익은 올해 1000억원, 내년 1400억원에 달했다. 백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는 데 4315억원이 들어가더라도 수년 내 투자비를 회수할 것으로 기대한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함께 엔지켐생명과학은 백신 생산도 미뤄지고 있다. 기존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뿐만 아니라 국산 1호 백신인 '스카이코비원멀티주'까지 승인을 받으면서 백신 후발주자 입지가 좁아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확산하면서 올해 3월과 상황이 달라졌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확보한 자금을 당분간 보유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현금잔고를 고려했을 때 연간 최대 80억~90억원 이상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재무지표가 우량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300억원 내외의 현금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지난달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웨어러블기기, 스마트디바이스, 의료정보데이터의 연구개발과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플랫폼 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사업영역과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미래 유망산업 진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백신 개발 및 세계화 비전'을 통해 자이코브-디 백신 사업에 매진하겠다고 발표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규모 백신 매출과 이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유상증자 주관사를 맡았던 KB증권이 꾸준하게 보유 지분율을 낮추면서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주 상장 이후로 주가는 40% 이상 하락했다.


KB증권은 증자로 발행한 신주 물량 가운데 71.9%에 해당하는 380만9958주를 인수했다. 신주 발행가는 3만1800원으로 KB증권은 총 1212억원을 출자했다. 보유 지분율은 27.97%에 달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 지분율은 11.6%에서 7.51%로 낮아졌다. 손기영 대표 지분율도 4.45%로 축소됐다.


증자한 지 6개월이 지났고 KB증권 지분율은 9.92%로 낮아졌다. 장내 매도와 블록딜을 통해 보유 주식을 팔았다. 신주를 받은 직후인 지난 3월15일부터 18일 사이에 트리니신기술조합, 포스라빌조합, 폴리스니조합 등에 119만주를 넘겼다. 당시 처분 가격은 2만9300원으로 신주 발행가 대비 7.9% 낮다. 실권주 인수 수수료 10%를 고려하면 블록딜 당시만 해도 KB증권은 남는 장사를 했다. 블록딜로 처분한 물량을 제외하고는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지분율을 낮추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오버행 이슈가 더해지면서 주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5대 1 무상증자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KB증권은 무상증자 이슈로 엔지켐생명과학 주가가 급등하자 장내매도를 통해 지분 축소 기회로 삼았다. 무상증자 권리락 착시효과로 주가가 급등했을 때도 KB증권은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