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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대란]손오공 CB 지금 주식으로 바꾸면 손해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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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차 CB 전환가 주당 2105원 … 손오공 주가는 1940원선
손오공 적자 전환에 성장동력도 부족해 투자자 손절매 분석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완구 유통업체 손오공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일부가 전환 청구됐다. 현재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아 손실이 예상되는 데도 전환 청구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오공의 제8회차 CB 약 6억원어치가 지난 20일 전환 청구됐다. 새로 발행될 주식은 28만5034주로, 2023년 1월10일 상장될 예정이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CB 투자자는 일정 기간 후 전환가보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볼 수 있다. 그 반대의 상황에서는 통상 만기이자만 받고 상환을 요구한다.


이번 손오공에 전환 청구된 8회차 CB의 전환가는 주당 2105원이다. 전날 기준 손오공의 주가는 194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신주 상장 예정일까지 현재 주가 수준이 이어지면 CB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된다.


8회차 CB는 지난해 9월 50억원 규모로 발행된 물량이다. 표면 이자율은 0%지만 만기이자율은 1%로 상환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 CB는 발행 1년 후인 지난 9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했다. 지난 7일 기준 상환 청구 때 원금의 101.2562%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CB투자자는 확정된 이자수익을 포기하고 상환이 아닌 전환을 선택했다. 전환 청구 금액은 작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 CB는 최초 유진증권을 대상으로 발행됐다가 전액 셀다운(재판매)됐다. 현재 CB 주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CB 전환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회사 자체적으로 상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도 더 이상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자가 손절매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손오공의 현금성자산은 32억원이다. 50억원 규모 CB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추가 차입 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실적도 부진하다. 3분기 말 누적 기준 손오공의 매출액은 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누적 손실 규모는 35억원 수준이다.


손오공은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등의 유명 완구를 유통하며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자체 지식재산권(IP) 제품이 아닌 유통사업만 영위하고 있어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업계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0월 최대주주가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사에서 전문경영인이었던 김종완 대표로 변경됐지만 뚜렷한 비전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8회차 CB가 전부 전환될 경우 이번에 전환 청구된 물량까지 합쳐 총 237만5295주가 새로 발행된다. 전체 발행 주식의 8.8%에 해당한다. 현재 최대주주인 김 대표는 총 173만5619주(6.45%)를 보유하고 있다. 한 투자자가 8회차 CB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면 김 대표 지분을 넘어설 수 있는 셈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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