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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구]티이엠씨, IPO 빙하기 견딜 기술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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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상장 노리는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업체
국산 기술 앞세워 연평균 55% 성장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급락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 업체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업체 티이엠씨가 새해 기업공개(IPO) 스타트를 끊는다. 공모주 시장 침체까지 겹쳤지만 티이엠씨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최근 3년간 연평균 55%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앞세워 정면 돌파를 택했다.


2015년 1월 출범한 티이엠씨는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제조업체다. 가스 합성부터 희귀가스 추출 및 분리 기술, 특수가스 정제, 혼합, 충전 기술 등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모든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용 가스 국산화 선두주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담당한 한국평가데이터는 국내 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공정용 특수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자체 생산체계를 티이엠씨 핵심 기술로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원재료를 수급하는 데 불안 요인을 줄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티이엠씨는 독자적인 공정설계 역량을 활용한 생산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매출 비중은 반도체 식각과 이온 주입 공정에 들어가는 제논(Xe)·크립톤(Kr)이 42.4%로 가장 높고, 노광 공정에 들어가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가 30.2%를 차지한다. CF계열과 CO가스 등 특수가스 매출 비중은 20%를 웃돈다. 제품군과 고객사를 늘리면서 티이엠씨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34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55.8%에 달한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31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8.4%를 달성했다.


티이엠씨는 올해 1월 포스코와 함께 국내 최초로 반도체용 희귀가스인 네온(Ne)가스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네온가스는 빛을 이용해 반도체 실리콘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 필요한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필수 원재료다. 공기 중에 극미량(0.00182%)만 존재하는 네온가스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만든다. 철강 제련 중 나오는 부산물로 가스를 포집할 수 있다. 티이엠씨는 포스코와 협력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근 국제적인 수급 불안 현상으로 크립톤과 제논, 네온 등 반도체 공정용 희귀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크립톤 t당 평균 가격은 지난해 292만5400달러에서 897만5300달러로 3배 수준으로 뛰었다. 네온 가격은 t당 5만8700달러에서 168만7000달러로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지만 티이엠씨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80%에서 올해 78%로 소폭 낮아졌다. 티이엠씨는 분기마다 원료구매 가격을 반영한 납품 단가를 고객사에 제시한다. 고객사와 합의한 물량만 공급하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도 안정적인 매출원가율을 유지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유원양 대표는 경북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인터플렉스에서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했다. 반도체 가스를 제조하는 원익머트리얼즈와 하나머티리얼즈에서 10년간 영업 업무를 경험하고 티이엠씨를 창업했다. 티이엠씨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경북대 과학기술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유 대표는 "가스업체에 근무하면서 가스 영역을 외국 기업이 독점하는 것을 보고 특수가스를 국내 기술로 생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기술로 만든 제품을 고객사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며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제조현장에서 국산화 바람이 불면서 ‘진정한 국산화’를 이룬 티이엠씨 제품이 주목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가스 국산화로 반도체 생산 안정성 높여

티이엠씨는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품질 보증까지 모든 공정을 국내에서 진행하는 국산화를 통해 고객사의 생산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 등을 경험하면서 해외 공급망에 의존했을 때 위험 요인이 드러났다. 최근 티이엠씨의 국산화 노력이 빛을 보는 이유다.


유 대표는 "티이엠씨 강점은 생산·공정·품질·마케팅 부서가 모두 모인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진정한 국산화'가 가능한 제품을 발빠르게 선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이엠씨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반도체 식각(etching) 공정에 필요한 탄소계열 특수가스(COS·CO·CHF3) 제조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COS 저순도 원료를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3N 이상의 순도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정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제조시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판매량이 현재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설에 따라 필요한 원재료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공모자금을 활용한다. 일시적인 수급 차질에도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재고를 미리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티이엠씨는 IPO를 위해 신주 22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3만2000~3만8000원이다. 최소 704억원을 조달한다. 내년 1월 4일부터 5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상장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은 티이엠씨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원익머트리얼즈·디엔에프·덕산테코피아·레이크머티리얼즈·이엔에프테크놀로지 총 5개사를 유사 기업으로 선정했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0.99배를 기준으로 티이엠씨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을 연간 이익으로 환산해서 적용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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