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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 한진家]오너일가와 KCGI,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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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칼 지분 17.3% 보유…주식 담보 대출로 지분 확대
저축은행 이자 비용 만만치 않아

한진그룹 일가족 간의 균열은 이대로 봉합될 것인가. 경영권 유지라는 대의를 위해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아직 평화로운 가족 공동경영을 위한 현실적인 이해관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로 수용 가능한 주고받기가 없으면 언제든 다시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흩어지면 같이 죽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한 번 깨진 접시를 완벽하게 이어붙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외부의 우군과 적군을 분별하기도 쉽지 않다. KCGI, 델타항공, 반도그룹 등은 한진칼 지분을 계속 사들이며 계산기를 두들기는 중이다. 지금은 내 편에 서 있지만 언제 다시 방향을 틀어 발톱을 드러낼지 모른다.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연금과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어느 쪽에 서야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3대에 걸쳐 그룹 지배력과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의 분기점에 서 있는 한진가 3세들. 이들이 한진그룹 지배력을 확보해 온 과정과 현재 상황, 앞으로의 변수들을 짚어보고 남매 공동경영 체제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본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다른 길을 걷기로 하면서 한진칼 지분 17.29%를 확보한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미 한진칼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했던 KCGI가 조 전 부사장이나 조 회장 가운데 한쪽 세력과 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3월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서 단독으로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더라도 주주총회 출석한 의결권 가운데 과반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보유 주식 가운데 상당수를 담보로 저축은행과 유화증권 등에서 자금을 융통했다는 점도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혔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는 보유주식 1023만1640주 가운데 60%인 615만4933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KCGI가 지난해 12월23일 제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KCGI 측은 유화증권, 더케이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남양저축은행, 평택상호저축은행, 삼정저축은행, 진주저축은행, 드림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진주저축은행 등으로부터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저축은행은 대출 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지만 유화증권은 3개월 또는 6개월로 설정했다. 저축은행보다 강하게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도 작지 않을 것"이라며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KCGI측 인사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단독 경영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고 하지만 KCGI는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 때보다 우군 만들기가 어려워졌다.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0%를 확보했고 반도건설은 계열사 반도개발과 대호개발, 한영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6.28%를 취득했다. 한진칼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지분 28.95%를 포함해 주요 주주가 확보한 한진칼 지분만 62.5%가 넘는다.


정기 주주총회에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이 참여할 것까지 고려해서 KCGI 측이 등기 임원자리를 확보하려면 전체 의결권 가운데 20%가량은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독자적인 길을 걷는 것보다 명분은 약하더라도 조 회장이나 조 전 부사장과 연대하는 것이 실리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CGI가 확보한 지분을 장내에서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권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해야 하는 데 델타항공과 반도건설 등이 끼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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