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33兆…사태 장기화땐 자금난 기업 속출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회사채 미매각 줄잇고 주가 급락으로 IPO도 얼어붙어
코스닥 기업들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도 난관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자금조달 창구에 이상 기류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러 건의 회사채 미매각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주가 급락으로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자금난에 처하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 이후 연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공모·사모 포함)는 33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차환 수요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년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만기 채권을 재발행한다"면서 "신규 자금 수요까지 고려하면 최소 60조원 이상의 채권 발행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기 시작하면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BBB급 기업의 채권 스프레드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BBB급 기업을 시작으로 A-등급 기업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대한항공(신용등급 BBB+)은 4월 2400억원, 8월에 1850억원, 11월에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일부 차환 자금을 마련해 두기는 했지만,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장상황까지 악화되면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두산그룹 계열의 두산(BBB+), 두산중공업(BBB), 두산인프라코어(BBB)도 5월부터 9월에 걸쳐 각각 500억원, 600억원, 870억원의 채권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로템(BBB+)은 6월에 1100억원어치의 공모채 만기를 맞는다. 신용등급이 BBB+인 AJ네트웍스, 대성산업가스, 폴라리스쉬핑, 한독, 한솔테크닉스 등의 기업도 4월부터 회사채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이들 기업들이 회사채 차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채권발행시장(DCM)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시장이 경색됐다고 못박기는 어렵지만, 시장 변동성 때문에 투자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확산되면 발행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급락으로 기업공개(IPO) 시장도 냉랭하다. 상장을 위해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제 가격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LS EV코리아, 메타넷엠플랫폼, 센코어테크 등이 상장 추진을 철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추락하면서 공모시장 분위기도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 사태로 메자닌 투자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 행사가 다가오는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메자닌 채권은 주식으로 전환을 못하면 상환을 해야 하는데 코스닥 시장 주가 급락으로 주식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코스닥 기업들은 신용도가 낮아 자금 상황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