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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1분기 최대 8000억 적자 '검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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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익 1兆 아래로 추락
올 코로나 직격탄, 유가 뚝뚝
수천억 재고평가손실도 불가피
차입금 작년 1조 늘어 5조 육박
항공 등 수요 급감에 하반기도 암울


정유사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 배럴당 60달러 선에 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지난달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역마진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재고평가손실도 상당하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글로벌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면 실적 저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GS칼텍스와 S-Oil을 통해 정유사의 실적과 재무상황을 점검해 본다.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GS칼텍스가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1분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실적 악화에도 투자를 지속하면서 재무구조도 다시 악화 추세로 돌아섰다.


◆1분기 최대 8000억 적자 전망= 금융투자업계는 GS칼텍스가 올해 1분기에만 연결 기준으로 7000억~8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추락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석유제품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역마진 구조 때문이다. 아시아지역 수치를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지난달 한때 -15달러까지 추락했다.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4월 초까지 마이너스 상황을 지속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를 한참 밑돈다.


유가 추락에 따른 수천억 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도 불가피하다. GS칼텍스는 최근 3개년 평균 4조1000억원 이상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가 하락 등으로 지난해 재고자산이 3조9630억원 규모로 소폭 감소했다. 유가가 급락하면 그만큼 재고평가손실이 증가한다. 하지만 재고자산에는 원유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 있는 제공품과 판매 전인 상품 재고가 포함돼 있다. 또 선입선출법(FIFO), 총평균법 등 회계상 재고평가 방법에 따라 평가손실 규모가 달라진다. 증권업계는 GS칼텍스의 1분기 재고평가손실을 1500억~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은 영업실적에 녹아 있다"면서 "회계상 재고평가방법에 따라 해당 분기의 재고평가손익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전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수요공백에 하반기도 불확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공백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항공, 해운, 자동차 등 운송 부문이 석유제품 수요의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세계 주요 소비국 운송 부문에서 발생하는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낮추기로 했다. 하반기에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유사들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수요 둔화가 향후 6개월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정유사 중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GS칼텍스의 경우 수요 공백으로 인한 실적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국이 서서히 가동률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수급 상황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유사 관계자는 "2~3월 워낙 싼 가격에 원유를 도입해 4~5월 정제마진이 개선되면 1분기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바닥인 상태여서 올해 연간 적자를 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무구조 타격… 차입금 상환능력 저하= 재무상황도 다시 악화되는 추세로 전환했다. 실적 개선으로 2018년 4조원 밑으로 줄었던 차입금은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인식 등으로 1년 만에 1조원 증가하며 지난해 말 5조원에 육박했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2조6100억원에서 3조6200억원으로 늘어났다.


GS칼텍스는 올해 급격한 실적 악화 속에서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MFC를 포함해 투자에 집행한 자본지출(Capex) 규모가 1조2000억~1조4000억원에 달한다.


S&P는 "GS칼텍스가 올해 Capex를 1조5000억~1조800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며 "조정차입금은 2018년 3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4조원 규모로 증가했고 올해는 4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극복 시험대= 허세홍 대표는 위기 극복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2019년 GS칼텍스 대표 자리에 올라 2년 연속 외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ㆍ중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고 올해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2016ㆍ2017년 2년 연속 2조원을 넘었던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1조23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고, 지난해에는 88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년 사이 반 토막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올해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GS칼텍스의 위기 극복 여부는 GS그룹의 방향과 미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칼텍스는 그룹의 주력계열사로, 허태수 회장의 디지털 혁신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 대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GS그룹의 4세경영을 이끌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허세홍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회사 원유 거래를 주도하던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위기를 극복한 전력이 있다"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경험을 살려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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