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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조달]현대차그룹, 코로나 사태로 회사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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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까지 2조5000억 육박 전망
차환·운영자금 용도…유동성 확보 올인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올들어 연이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SK그룹 다음으로 채권 발행 물량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운영 및 차환자금 등의 확보를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차그룹이 발행한 회사채가 2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차(신용등급 AA+)가 조만간 회사채를 발행하면 채권발행 물량이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행한 회사채 2조4510억원에 육박한다. 올들어 현재까지 2조5400억원어치를 발행한 SK그룹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기아차(AA0)가 6000억원으로 회사채 발행물량이 가장 많았다. 기아차는 3년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2배가 넘는 7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끌어모았다. 현대제철(AA0)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1월에 5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건설(AA-)과 현대위아(AA-)는 2월에 회사채를 발행해 각각 3000억원과,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동안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적 없는 현대글로비스(AA0)와 현대오트론(A0)도 2월과 4월에 각각 3000억원,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모두 발행 예정액 이상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그룹 대표 기업인 현대차는 2016년 이후 4년 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3000억원이지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자금조달 규모를 5000억~6000억원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주로 운영자금과 차입금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 출격했다. 기아차는 조달한 자금의 일부로 6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고, 나머지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등의 계열 부품사에 매입채무 결제 자금으로 사용한다. 현대차도 당장 급하게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없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 설립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은 올들어 코로나 사태로 흑자 전환이 물 건너갔다. 서울 잠원동 사옥과 강관사업부 등에 대한 매각에 나섰으나, 자구 계획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자동차 수출물량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중국 쪽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상반기 대규모 실적이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그룹 몸체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부품 계열사들의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회사채 발행 등 시장성 자금 조달 물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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