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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IPO]현대엔지, '순현금 2.5조'…몸값 차별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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썝蹂몃낫湲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순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차입금)이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국내 건설업계 최대 규모로, 같은 그룹 건설사이자 국내 최대 건설사인 현대건설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넘치는 유동성은 기업공개(IPO) 시기를 저울 중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말에 연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하 현금성자산)'을 2조62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2조4000억원에서 1분기만에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주로 계열 증권사인 현대차투자증권에 맡긴 특정금전신탁(MMT)으로, 1~3개월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이다.


현금성자산 증가에 힘입어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산 규모도 6조3200억원에서 6조5400억원으로 22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차입금은 3월말 기준 2000억원에 불과하다. 4월 만기 도래 회사채 1000억원을 현금 상환하면서 현재 미상환 차입금이 1000억원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남는 현금성자산이 2조5000억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미청구공사 회수 등으로 현금성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면서 "안정적인 수주 매출을 바탕으로 현금 보유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기업가치 산정(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자산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면서 "막강한 현금 보유량에 기반한 우량한 재무구조는 다른 건설사보다 높은 가치를 받는 핵심 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 IPO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11.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핵심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그룹 지주사 후보로 꼽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부회장 외에도 현대건설( 38.6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각 9.35%), 정몽구 회장(4.68%)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건설사 주가 하락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말 PBR 기준 0.8~1배에서 거래되던 상장 건설사 주가는 코로나19로 평균 PBR 기준 0.5배 내외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상장을 추진하던 호반건설은 IPO를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19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정 부회장이 같은 현금으로 더 많은 수의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17만3000원으로,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한 최근 2~3개월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절대적인 기업가치보다 현대모비스와 비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대적인 기업가치가 상장 추진 여부에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실적 및 재무상황이 다른 건설사 대비 월등하게 좋아 건설업종 주가 하락만으로 상장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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