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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새주인 맞은 세하 "한국제지와의 시너지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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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세하와 한국제지의 시너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 기업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영업부터 시작해 원자재 구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썝蹂몃낫湲 세하 현풍공장 전경. 사진=유현석 기자


지난 14일 대구 세하 현풍공장에서 만난 이제선 대표는 최근 해성그룹의 소속이 된 것에 대해 이 같은 기대감을 보였다.


산업용 백판지 및 상자용 판지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세하는 1984년에 설립됐다. 서울 중구에 사무소가 있으며 대구 달성군에는 본사와 공장이 있다. 백판지는 주로 제과·화장품 등의 포장재로 사용된다. 주요 거래처는 롯데제과, 동서식품, 오뚜기, 메디힐 등이다. 지난해 매출액 1776억원, 영업익 1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72억원과 5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63%, 영업익은 164.43% 증가다. 원료가격이 안정화되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2분기도 같은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호실적이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세하는 한국제지-해성산업 컨소시엄에 지난 3월 인수됐다. 해성산업은 이달 초 계열사였던 한국제지와 합병했다. 해성산업이라는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한 세하는 최근 417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최대주주인 해성산업도 참여한다. 세하의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은 900억원에 이르는데 공모를 통해 얻은 자금 중 대부분인 400억원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유증을 통해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되면 4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40억원이 넘었던 이자 비용이 10억~15억원으로 줄어들고 부채비율도 352%에서 10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썝蹂몃낫湲 이제선 세하 대표(좌)와 정준모 상무(우)가 백판지 제조 공정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해성산업, 한국제지와 시너지도 기대했다. 제지 산업군에서 서로 주력으로 하는 사업영역이 달라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이 대표는 "세하와 한국제지 서로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부터 시작해 화학 원료와 같은 물질 구매 시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지 사업은 전통적인 영역인 만큼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백판지 분야의 경우 매년 3~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간편식(HMR)이 많이 늘어나면서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집에 배송해서 먹는 대부분 제품이 백판지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진단키트나 마스크와 같은 부분을 포장할 때도 백판지가 활용되는 등 신규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고 현풍공장의 곳곳을 둘러봤다. 세하가 만드는 백판지의 경우 총 3가지 공정을 거쳐 탄생한다. ▲폐지(고지)에 약품과 물을 첨가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섬유처럼 만드는 조성공정 ▲원료와 물의 혼합물인 지료를 사출해 압착과 건조를 거쳐 원지를 만드는 초지공정 ▲종이를 고객이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재단하고 포장하는 완정공정 등이다.


탐방 당시 비가 내려 선선했던 날씨였다. 하지만 초지공정의 내부 온도는 30도를 넘기고 있을 정도로 무더웠다. 스팀을 활용해 건조를 시키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계절 내내 덥다고 한다. 정준모 상무는 "공정 중 스팀을 계속해서 쏴줘야 하므로 내부 온도가 높다"며 "겨울에는 그나마 나은데 여름에는 찜통 속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썝蹂몃낫湲 백판지 제조 공정의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공정 중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회색빛이었던 종이의 표면이 하얗게 광택이 나는 용지로 변한 순간이었다. 세하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적용한 트리플 코팅으로 나타난 효과다. 정 상무는 "원지에 돌가루 등을 첨가한 물질을 발라 코팅하는 과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인쇄된 그림이나 글자가 더 고급스럽게 보이는 효과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공정이 마무리된 백판지는 다양한 크기로 재단돼 국내와 해외 등으로 출고된다. 이 같은 과정이 매일 쉬지 않고 이뤄진다. 정준모 상무는 "항상 공장이 풀로 가동되고 있는데 평균 가동률은 96%정도"라며 "수율 개선을 통해 지난해 대비 1%포인트 정도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세하는 추후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재무 악화 등으로 못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그동안 고생했던 주주들을 위해 배당 같은 정책을 하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유통물량이 늘어나고 실적에서도 수익성 증가 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며 "추후 배당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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