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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니콜라와 4대그룹 총수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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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니콜라는 최근 1개월 사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기업이다. 미국의 수소연료전지트럭(픽업트럭 포함) 제조사로, 창업자 트레인 밀턴(지분율 25%)이 2015년 설립한 5살 남짓 된 신생 기업이다. 직원 수는 250여명에 불과하다. 기업 외형으로만 보면 국내 중소기업 수준이다. 아직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고, 대규모 적자 상태를 이어왔다. 이런 기업이 지난 6월 미국 나스닥 상장(우회상장)과 동시에 현대차의 시가총액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국내에는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 한화그룹이 니콜라 상장으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내용으로 널리 알려졌다.


니콜라는 아직 도로 주행이 가능한 수소 트럭을 1대도 생산하지 않았다. 2021년 전기차(BEV) 트럭을, 2023년 수소연료전지차(FCEV) 트럭을 만들겠다는 계획만을 내놓은 상태다. 니콜라에 따르면 BEV 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300마일(약 482km)을 달릴 수 있다. 니콜라가 배터리팩과 전동차축, 차량관리 부품 등의 핵심 부품을 담당하고 이탈리아 완성차 제조사인 이베코(Iveco)가 통합 생산을 맡는다. FCEV 트럭은 주행거리 500~750마일(804~1126km)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아마존 등 소셜커머스 기업과 대도시 간 물류 수송로에 수소충전소를 우선 설치해, 수소 기반 물류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니콜라는 이를 기반으로 100억달러(한화 12조원) 규모의 선(先) 주문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콜라의 계획에 동참하는 글로벌 파트너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통합생산을 하는 IVECO를 포함해 글로벌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보쉬가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한다. 또 덴마크의 넬(Nel)은 수소충전소를 협력한다. 독일 EDAG는 캡과 샤시를, 와브코(WABCO)는 전자제동장치를 맡는다. 한화그룹은 태왕광 패널 공급사로 참여했다.


니콜라의 화려한 등판 이면에는 성공 가능성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수십 톤의 화물을 싣고 1회 충전으로 1000km를 달리는 수소 트럭 개발이 현재 기술로 가능한가에 대한 게 의혹이 핵심이다. 양산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또 12조원 규모의 선 주문도 진성 주문이냐 아니냐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하지만 니콜라가 수소전지트럭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반응과 시장기회 요인을 충분히 확인시켜 줬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자. 니콜라가 상장을 한창 추진하던 시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3대 그룹 총수 회동도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례로 만났다. 지난 21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답방하는 형식으로 두 번째 회동이 성사됐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자율주행차, 차세대 모빌리티 등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이러한 예상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지형에서 4대 그룹 총수가 머리를 맞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희망이 담겼다.


수소차 부문에서의 협력도 빼놓기 어렵다. 현대차는 1회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는 수소차 '넥쏘'를 출시했고, 이미 양산 체제까지 갖춰 놓았다. 배터리 분야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LG, 삼성, SK가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동참한다면 수소트럭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 각 그룹 계열사에서 생산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도 연료로 활용 가능하다. 수소전지차를 넘어 수소경제 부문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4대그룹 총수의 '도원결의(桃園結義)'가 성사된다면 니콜라를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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