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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대책 기업해부]②대림산업,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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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마다 흥망성쇠의 사이클이 있다. 건설업의 흥망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건설투자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으로 국내 건설투자는 계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 반짝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정부 주도로 토목공사를 늘리면서 나타난 회복에 불과했다. 주택 부문 투자는 매 분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건설사들은 과거에 수주한 물량으로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점차 공사 물량을 소진하면서 성장 추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이런 찰나에 정부가 8ㆍ4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 유휴부지와 3기 신도시에 신규 주택을 짓고, 용적률 규제 완화로 서울ㆍ경기에 13만2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부동산 수급 조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경기 연착륙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위해 또다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투자를 꺼내 들었다. 용적률 규제 완화에 따른 재건축시장의 활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높은 수준의 기부채납 비율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로 인한 지주들의 반발 때문이다. 그런데도 7만~8만가구 정도는 별 무리 없이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건설업에 호재임이 분명하다. 건설사 주가도 출렁였다. 주택 건설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아시아경제는 주택 수주 기대감이 큰 GS건설과 대림산업 및 희림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고 건설사들의 성쇠를 가늠해본다.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대림산업이 '8ㆍ4 주택 공급 대책'에 조용히 웃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을 통해 시행하는 사업이 늘면 대림산업의 수주 규모가 늘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설업계가 기대하던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정부가 대책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대형 건설사의 수혜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ㆍ4 정책 수주 확보에 보탬이 될까= 대림산업 수주 잔고는 매년 줄고 있다. 미래 실적 전망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이유다. 2017년 25조7306억원이던 수주 잔고는 2018년과 지난해 21조8282억원과 21조834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20조81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수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 금액은 3조2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3%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 목표치인 10조9000억원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8ㆍ4 주택 공급 대책이 대형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재건축 규제 완화는 포함되지 않았고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이 들어갔는데 건설업계는 조합의 참여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건설사가 강점을 지닌 재건축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에는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 정책이 공공참여형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 아파트 등을 보유한 시공 상위 50위권의 대형 건설사가 들어갈 만한 사업장 규모는 아닐 것"이라며 "중소형이나 소규모 건설사가 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림산업은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재건축사업을 주로 하고 있어서다. 올해 수주한 재건축사업은 대다수가 지방에서 이뤄졌다. 정책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대림산업이 노릴 만한 사업 기회다. 대림산업이 LH, SH와 하는 사업이 많은 만큼 수혜를 볼 수 있다. LH와 SH에서 하는 사업은 이익률이 높은 구조는 아니지만 현금 창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 정책은 전체가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로 강남권 재개발 분위기가 식고 있다"며 "서울 강남과 수도권 외 지역에서 늘어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서울 비중이 낮은 대림산업에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주 상황도 조금씩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부산 당리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비롯해 부평 십정5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대전 삼성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부산송도지역주택조합 등 지난 한 달간 5000억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쌓으며 하반기 수주가 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 금액인 10조9000억원의 달성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 연간 주택 분양과 국내 주택 및 토목 수주가 하반기에 집중됐다"며 "향후 실적 유지를 위해서는 하반기 수주 활동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실적 '방긋'…하반기까지 이어질까= 대림산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조원, 영업이익 59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 영업이익은 11.34% 증가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액 2조5500억원, 영업이익 31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2%, 영업이익은 4.2%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2510억원 대비 23.4% 웃돌았다.


연결종속회사가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 자회사인 카리플렉스와 고려개발을 신규로 편입했다. 2분기 연결종속 관련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042억원과 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26%, 5.23% 증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연결 자회사 실적 개선과 신규 편입 효과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며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이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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