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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대한항공, '300억 대출유동화' 시장조달 지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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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대한항공이 시장성 자금 조달을 재개했다.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 기내식 사업부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흑자 기조를 보이면서 일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 등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을 계속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부국증권 주관으로 3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대출 만기는 1년으로 내년 8월 원리금 상환 기일이 돌아온다. 부국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출을 집행하고, SPC는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단기사채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주관사인 부국증권은 신용공여나 단기사채 매입약정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1년 만기 대출을 3개월 만기의 단기사채로 유동화해 기관 투자가들에게 매각하는 중개자 역할만 했다. 3개월 단위로 단기사채를 차환하면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대출을 조기 상환하기로 하는 조건도 달렸다.


IB업계는 대한항공이 이번 자금 조달을 시작으로 시장성 자금 조달을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1조1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고, 3000억원어치의 30년 만기 영구전환사채(영구CB)를 발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영구CB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돼, 1000%를 넘어선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소폭이나마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은 또 최근 기내식과 기판 사업부를 토종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990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약 7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다른 자산 매각에도 나서는 등 재무개선 계획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화물 부문 호조에 힘입은 실적 개선도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2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국제 화물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대한항공이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채 발행 등 본격적인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추세에 있어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부채 규모가 24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1조원 정도의 유상증자는 당장 급한 유동성을 해결하는 수준에 그친다"면서 "기내식 사업부 매각으로 인한 재무개선 효과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KCGI-반도건설-조현아 3자 연합도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이 경영 효율의 결과가 아니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날 입장문에서 "글로벌 여객기 운항이 급감하면서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이 어려워지면서 화물 전용기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대한항공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라며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은 여전히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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