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인 롯데물산이 회사채와 대출유동화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일본 미즈호은행 등에서 빌린 고금리 차입금을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 악화로 실적과 재무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이날 대출 유동화로 1500억원을 조달했다. 대출 만기는 3년으로 만기 전 조기 상환은 불가능하다. 신한은행이 자금 조달을 주관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출을 집행하는 동시에 롯데물산이 상환하는 대출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3개월 만기의 단기사채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확보했다.
SPC가 발행한 단기사채는 대출 최종 만기까지 3년 동안 3개월 만기로 12차례에 걸쳐 차환 발행된다. 단기사채 차환 과정에서 투자자가 충분히 모이지 않으면, 신한은행이 투자자를 대신해 단기사채를 매입하기로 하는 매입약정을 제공했다. 또 SPC의 단기사채 상환 자금이 부족할 경우 최대 4억원을 한도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롯데물산은 또 최대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도 발행한다. 우선 3년 만기 회사채 700억원어치와 5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주관사로 참여했다.
롯데물산은 조달한 자금을 일본계 미즈호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물산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 롯데월드몰 시행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즈호은행이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같은 일본계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린 바 있다. 이들 차입금 금리는 2%대 후반으로, 최근 국내 금리가 내려가면서 저비용 차환이 가능해졌다. 또 운영자금으로도 사용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높은 롯데그룹에 대한 전망이 악화하는 추세다. 부동산 분양 및 임대 사업을 하는 롯데물산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시행 사업에 참여했고, 현재는 해당 건물에 대한 분양과 임대 사업을 한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건물에 입점하거나 오피스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실적은 괜찮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억원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65어원으로, 적자 폭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기 악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임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급까지 증가하면서 임대료 하락, 공실률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다시 저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2년 사이 재무구조도 다시 악화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롯데자산개발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9742억원을 확보, 1조9000억원을 넘었던 순차입금이 2018년말 9968 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리스회계 변경으로 5594억원의 금융리스를 차입금으로 인식하면서 순차입금이 1조3945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자본금을 5%가량 줄이는 유상감자로 1700억원의 현금이 유출되면서 순차입금이 1조5000억원 규모로 다시 불어났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지분 등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지만, 장기간 적자를 이어오면서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차입금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향후 분양 및 임대 수익에 따라 실적과 재무 상황의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롯데물산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0.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최근 일본 L제3투자회사 지분이 4.98%에서 5.25%로 증가했고, 호텔롯데 보유 지분도 31.13%에서 32.83%로 상승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율도 0.01%에서 1.82%로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