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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상장사]바이오로그디바이스, 최대주주 관계사의 수상한 CB 거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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썝蹂몃낫湲 바이오로그디바이스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최대주주가 금성축산진흥으로 바뀐 뒤 수상한 전환사채(CB) 거래가 포착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25일 ‘씨아이엘티디’라는 법인은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제 3회차 CB 액면가 168억원어치를 유아이벤처투자조합, 아이비케이캐피탈 등의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인수했다.


제 3회차 CB의 주당 전환가는 1433원인데 씨아이엘티디가 10%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1576원, 총 185억원에 사들였다. 이 CB는 지난해 2월28일 발행돼 매매 당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때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주가는 1500~1700원선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CB 매매 가격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이 CB를 매입한 씨아이엘티디는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최대주주인 금성축산진흥과 관계가 깊은 회사다. 씨아이엘티디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박찬수 대표가 1인 이사로 있는 기업이다.


박찬수 대표는 투자회사 블랙힐을 운영하고 있다. 금성축산진흥과는 최근 회생절차를 밟은 ‘한프’라는 상장사를 인수하는 사모펀드(PEF)를 만드는데 업무집행사원(GP)을 블랙힐이, 유동성공급자(LP)를 금성축산진흥이 하는 등 파트너십을 맺은 관계다.


씨아이엘티디가 CB를 매입할때도 계약금 18억원가량을 금성축산진흥에서 차입했다. 씨아이엘티디는 자산 총액이 3억원인 법인이다. 그럼에도 18억원 외에 다른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공시하지 않았다.


불투명한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CB를 인수한 씨아이엘티디는 약 열흘 후인 지난 4월5일 보유 CB를 모두 14인의 개인들에게 매각했다. 가격은 인수했던 1576원 그대로였다.


하지만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주가는 씨아이엘티디가 CB를 매입한 직후부터 계속 올라 4월5일 기준 2500원선을 넘나들었다. 약 58%의 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씨아이엘티디는 매입한 가격 그대로 매각했다.


이 CB는 개인들에게 넘어간 후 4월8일 모두 전환청구됐다. 기존 발행 주식 수의 40%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전환되는 주식의 상장일인 4월28일까지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또 그 이후에는 6000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개인들이 CB를 전환청구한 이후 4월12일부터 4월15일까지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4거래일간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에 지정됐다. 당일 거래 상위 20개 계좌가 전체 거래의 30%이상을 차지하면 지정되는 경보다. 4월15일에는 상위 20개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56%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CB를 매입한 개인들은 상장 직후에 매각했다면 152억원을, 고점에 매각했다면 50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CB물량을 셀다운(재매각)한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투자자와 씨아이엘티디, 금성축산진흥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약속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측은 “씨아이엘티디의 박찬수 대표가 블랙힐 대표는 맞지만 CB 인수자는 대주주의 지인이 전혀 아니고 단순 개인투자자”라며 “공시는 했지만 씨아이엘티디는 관여하지 않고 기존 CB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직접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씨아이엘티디가 왜 개인투자자에게 CB를 저가에 팔았는지, 씨아이엘티디가 관여하지 않았다면 허위 공시가 아닌지에 대한 문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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